전에는 이촌에도 자주 왔던 것 같은데 이번에 오래만에 왔다. 자주 가던 한강초밥을 갔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 그 맛이어서 좋았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맛있고 가끔씩 생각난다. 줄을 길게 서는 곳도 아니고 맛도 편안한 맛이라 동네에 있으면 딱 좋을 것 같은 식당이다. 




카페를 어디갈까 하다가 찾은 곳이다. 케이크 한조각이랑 커피랑 먹고 싶어서 케이크 맛있는 곳 뭐 이런식으로 검색해서 찾은 것 같다. 헬카페가 있긴 하지만 이촌 헬카페는 치즈케익 한 종류 팔았던거로 기억해서(지금은 메뉴가 추가되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곳도 가볼겸 미스랄라로 선택했다. 주인분이 굉장히 친절하셨는데 직접 운영하시는 소박한 동네카페같은 느낌이었다. 시그니처 메뉴라고 써있는 얼그레이 케이크도 첨가제를 넣지 않고 직접 만들었다고 써있었는데 맛있어 보여 케이크 한 조각이랑 커피랑 주문했다. 케이크는 SKT 멤버쉽 할인이 된다는 점이 조금 신기하면서도 웃겼는데 어떻게 제휴를 하게 된건지는 모르겠다. 



케이크는 한강초밥처럼 순한 맛이었는데 얼그레이향도 우유향도 좋았다. 당도가 낮고 크림이 입에서 쉽게 녹아서 디저트같은 느낌은 조금 안나긴 했지만 소박한 카페의 느낌과 어울리는 케익이었다. 집에서 이걸 만들어 먹어본적은 없지만 가정식 케이크 같은 느낌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커피도 맛있었다. 이날 들렀던 한강초밥 미스랄라 모두 동부이촌동 동네와 같이 편하고 잔잔한 느낌이었다. 


RB 3.56/5 UNTAPPD 3.57/5 ABV 4.8% IBU 15 Wtlye 헤페바이젠


:: 오픈 발효를 한 헤페바이젠. 끝맛이 살짝 아쉽지만 재미있고 맛있는 맥주


이 맥주도 이마트에서 급하게 레이트비어로 평점 찾아서 그냥 집어온 맥주인데 헤페바이젠 써있어서 헤페바이젠이겠거니 했다. 그냥 따서 마시는데 람빅에서나 날법한 시큼한 냄새가 나서 설마 이마트 맥주라고 해도 그렇지 산패한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맥주에는 이상이 없었다. 켈러비어라고 독일에서 전통의 방식으로 오픈된 공간에서 발효를 하는 여과와 살균을 거치지 않는 맥주를 칭하는 말이 있는데 시에라네바다 켈러바이스는 그 전통의 방식은 아니지만 Open Fermentation을 한다고 한다. 시큼하고 쿰쿰한 향이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참고로 바이스는 독일어로 하얗다, 바이젠은 밀이란 뜻이고 둘 다 맥맥주를 칭한다. 헤페는 효모란 뜻이므로 헤페바이젠은 효모가 여과되지 않고 병 밑에 남아있는 맥주이다. 따라서 호가든을 따를때처럼 1/3정도 남았을때 병을 흔들어 효모까지 같이 잔에 따르는 것이 권장된다만 나는 시큼한 향에 놀라서 깜빡했다.)


향은 시큼한데 맛에서는 산미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마시면 오히려 바나나 향이 난다. 보통 바이젠과는 다르게 묵직하지 않고 산뜻하다. 부재료를 보려고 옆면을 봤는데 한국어로는 보리맥아, 효모, 홉, 정제수만 나온다. 공식홈페이지에는 Wheat Malts도 들어갔다고 나오는데 바이젠이니 공식홈페이지쪽이 맞을듯 싶다. 


 전체적으로 강렬한 첫 향과는 달리 바나나향도 강하지 않고 홉 향도 강하지 않고 맛은 무난한 편이다. 마시면서 온도가 올라가니 살짝 펑키함도 느껴지는 것 같다. 끝맛이 살짝 눅눅한 빵맛같은 느낌이 나서 아쉽긴 하지만 맛있게 잘 마셨다. 크래프트 맥주의 독특함을 지니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는 맥주인것 같은데 이마트에 잘 어울리는 맥주 같다. 


밤에 스타벅스에 노트북을 가져가서 이것저것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뭐를 마실지 고민한다. 밤에 카페인이 들어가면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인데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카페인만 뺀 디카페인 음료를 시키자니 뭔가 억울해서 항상 다른 음료를 찾는다.


그러다가 신제품으로 나와 궁금했던 이천햅쌀라떼를 마셔봤다. 마시기 전에 당연히 간단히 검색을 해봤는데 아침햇살 같다는 평, 율무차 같다는 평 등 좋은 평은 거의 없었다. 가격이 싼 편도 아니라 살짝 고민을 했지만 호기심이 더 커 그냥 시켜봤다. 그나저나 스타벅스 메뉴의 가격 결정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원가율에 따라 가격을 더하는 것도 같지만 꼭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제품의 경우, 예를들면 이 이천쌀라떼의 경우 6100원이나 하는 이유가 라떼보다 원가가 그만큼 비싸서는 아닌 것 같다.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시도해 보게 하는 인센티브를 할인이 아닌 별로 주는것도 참 스타벅스답다.


어쨌든 음료는 다행이 내 취향에 맞았다. 아침햇살 같다는 평은 큰 공감이 안가고 율무차 같다는 평은 공감할 수 있었다. 맛이 강하지 않은 음식이나 음료들, 예를들면 지코라든지, 평양음식들은 호불호가 강할수밖에 없는데 이천햅쌀라떼역시 맛이 강하지 않다. 연한 율무차같은 느낌인데 시럽이 아닌 가루를 넣는 것 같다. 잘 저어 먹으라는 안내를 받아 열심히 저었지만 뭉친 가루덩이를 만날수밖에 없었다. 잘 섞는다고 섞었는데 밑에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음료 기획이 잘못된 것 같다. 차라리 스틱이 아니라 스푼을 주는게 맞는 것 같다. 쌀 튀밥같은 토핑이 올라가 있는데 달달하니 식감도 괜찮고 모양도 진짜 흰쌀 같이 위트있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엔 애매한 맛이지만 평양냉면이나 ZICO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럭저럭 만족할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떨어져 다시 시키진 않을 것 같다. 나에게는 한끼를 대신할 수 없는 율무차맛 나는 두유 한 잔이었기 때문. 


스타벅스에 가루형 식사대용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천햅쌀라떼로 그 시작을 알린게(=간을 본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합정이고 상수고 맛있는게 막 많을거 같지만 막상 중심지에는 별로 없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보는데 새롭고 독특한 가게는 임대료 부담으로 생겨나고 있지 못하는것 같다. 대신 어느정도 다른 곳에서 유명해진 가게들이 상수나 합정에 분점을 내거나 아니면 임대료가 오르기 전에 이미 유명해져 자리를 잡은 가게들이 자리를 지키는 것 같다. 아웃닭은 지방에서 유명해져서 서울로 진출한 경우이고 젤라띠젤라띠의 경우 한국에 젤라또라는 개념조차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던 시절 상수에 생겨서 서울 전역에 퍼진 경우이다. 



아웃닭은 맛집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긴 하지만 인기있는 곳인건 확실하다. 주변에 딱히 치킨집이 없어서 더 인기있는것 같기도 하지만 치킨 자체도 맛있는 편이고 컨셉도 좋다. 아웃닭은 이름부터 매장 인테리어까지 아웃백이 떠오르는데 실제로 대표가 아웃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치킨이란게 배달부터 술집안주까지 어디에나 있으면서도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치킨 브랜드는 딱 떠오르지 않는데 그 지점을 잘 파고든 것 같다. 감자튀김을 올려주는건 눅눅해져서 배달치킨집들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데 수북히 쌓인 감자튀김이 보기에도 만족감을 주고 실제로 포만감도 준다. 맛집이라 보기 애매하다는건 여기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달치킨인 BBQ도 충분히 맛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만 같은 치킨으로 걸음마다 술집, 밥집이 즐비한 홍대 한복판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니 어느정도는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봐도 맞는 것 같다. 



아웃닭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쓰는건 아니고 가장 좋아하는 젤라또 가게이다. 젤라떼리아라고 불러야 하나. 이제는 유명한 젤라또 가게들이 동네마다 하나씩은 있는 것 같은데 젤라또를 좋아해서 기회 될때마다 먹어봤지만 젤라띠젤라띠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기본적인 맛은 항상 있고 약간씩 새로운 맛이 추가되고 없어지는 것 같은데 이천쌀맛이 시그니처 메뉴이다. 아무 메뉴나 골라도 평타는 어느정도는 맛있기 때문에 그날 기분따라 골라먹고는 하는데 가끔씩은 취향에 안맞는 맛이 걸리기도 한다. 저날은 뭐먹었는지 사진만 봐서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 망고패션맛은 별로 맛이 없었던것 같다. 대표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이탈리아에서 먹은 젤라또에 반해 대학 졸업 후 이탈리아로 넘어가 젤라또 전문과 과정을 이수한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직감 따라 바로 행동하는 모습이 멋지다. 


긴가민가 했는데 재미있게 봤다. 보고 싶었던 영화 말고 영화는 보고 싶은데 무슨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될 때 네이버 평점은 당연히 거르고 왓챠 평점, 평론가 평점, 이동진 평점 등을 두루루 살피고 영화를 고르곤 한다. 대체로 재미있게 보긴 하지만 저런 식으로 영화를 고르면 때로는 너무 난해하거나 지루한 영화를 고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요새는 cgv 앱에 간단히 나오는 시놉시스라도 읽고 고르는 편인데 그린북은 영화 설정이 재미있어 긴가민가한 상태로 골랐다.


그린북은 1960년대 미국에서 인정받는 흑인 피아노 연주자인 셜리와 그의 운전기사를 하게 된 발레롱가가 미국 남부로 공연 투어를 떠나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이다. 일단 혼자가 아닌 2인 이상이 여행을 떠난다는 뜻은 무언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며 대사가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즉 지루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영화 설정을 대충 살펴봐도 난해하기도 힘든 설정이라는걸 알 수 있다. 대충 고른 것 같지만 나름 논리적으로 볼 영화를 골랐다.


영화 배경인 1960년대 미국에 대해 짤막히 살펴보면 그때의 미국은 공식적으로 노예제도가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흑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했으며 농업이 발달한 남부로 갈수록 흑인에 대한 차별은 더 심한 상태였다고 한다. 남북전쟁 후 공식적으로는 인종에 따른 선거권 차별을 두지 않았지만 여러 치졸한 방법으로 흑인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았고 1965년이 되어서야 흑인에게도 선거권이 주어졌다고 한다. 역사 책에서나 일어날법한 이런 미개한 일이 불과 50년 전 일이라니 믿기 어렵지만 1965년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50년이 참 긴 시간이구나 싶기도 하다. 예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없이 지금도 정신 안 차리고 환경에 휩쓸려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미개한 일들을 죄책감 없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


영화 중간에 소울푸드인 프라이드치킨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프라이드치킨 찾아 보다가 내가 소울푸드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울푸드를 어릴 적 먹었던 음식이나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추억의 음식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건 한국에서의 해석이고 실제 영단어로 해석하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음식을 뜻한다고 한다. 흑인 문화에 소울(Soul)이 붙는 것에 서 유래해 미국으로 이주한 아프리카 흑인들의 음식을 소울푸드(Soul Food)라고 불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왜 내가 알고 있는 의미로 쓰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한테 잘못 쓰지 않게 조심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뜻으로 표현하려면 Comfort Food가 더 적절하다고 한다. 


어쨌든 프라이드치킨이 대표적인 소울푸드가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닭을 구이로 구워 먹던 잉글랜드인들은 미국 동부로 이주했고 닭을 튀겨먹던 스코틀랜드인들은 미국 남부로 이주했는데 미국 남부 농장에서 노예로 일하게 된 흑인들은 자연스럽게 닭은 튀겨 먹게 되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남은 닭 부위를 먹기에는 튀김이 적당했고, 다른 고기를 구하기 어려웠다는 점, 양돈업 발전으로 기름을 구하기 쉬워졌다는 점 등으로 프라이드치킨은 흑인 요리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식 양념치킨이 한국 음식일 뿐 닭튀김 요리나 양념된 프라이드치킨은 어느 나라에 나 있을법한 요리이다. 달짝지근하고 매콤한 빨간 양념으로 버무려진 양념치킨은 한국식 양념치킨이 맞지만 버팔로윙도 있고 그냥 양념치킨은 여기저기 많은 것 같다. 배달이 가능한 작은 국토,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비싼 환경, 다른나라 대비 높은 자영업자 비율이 우리나라를 치킨강국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아 물론 영화는 프라이드치킨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 성장영화이자 역사영화이고 가족영화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쯤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린북이라는 이름이 낯설어 그 당시 보지 않았다.(그린북의 의미도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어쨌든 영화는 누구랑 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시나리오도 좋고 연출도 좋다. 

예전에 바오바 생긴지 얼마 안됐을 때 오고 오랜만에 다시 바오바에 찾아갔다. 맛이 없어서 오지 않았던게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나니 웨이팅이 너무 길어져서 안가게 되었는데 이제 시간이 좀 지났으니 웨이팅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찾았다. 예전에는 몇십분씩 기다려서 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10-15분 이상은 기다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여행가서도 다시 못올거 같으니 볼거 다보고 오자는 마음가짐 보다는 또 오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여유롭게 다니는게 좋은 것 같다. 맛집 찾아다니는것도 좋지만 다른 맛있는 것도 많으니 너무 오래기다리는것 보다는 웨이팅 없었으면 안 갔을 식당 한 번 가보는게 더 나은 것 같다. 



웨이팅 없는 건 좋았는데 손님이 너무 없어서 의아했다. 가게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2팀 정도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들어갔다. 이날만 없었는지 요새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메뉴는 전에 바오는 다 먹어보고 파스타랑 샐러드 먹어본 것 같은데 신메뉴가 몇 개 추가된것 같다. 먹고 다른데로 가서 또 먹으려고 간단히 바오랑 동파육 파스타를 주문했다. 참 맛있게는 생겼는데 맛은 의외로 평범했다. 동파육도 맛있고 청경채도 맛있고 각 재료들은 다 맛있었는데 합쳐 놓으니 약간 애매했다. 간이 강하지 않고 파스타는 면이 주인공인데 면의 존재감도 약했다. 아예 면을 빼고 동파육으로 다른 메뉴를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바오는 트러플 바오랑 동파육 바오 하나씩 시켰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손님이 없어 맛이 변한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바오는 여전히 맛있었다. 몇 번 와보고 느끼는 거지만 여기는 바오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종류가 많지 않은게 아쉬운데 번도 맛있고 맛도 기대한 만큼 맛있다. 하이볼은 가격이 저렴해서 시켰는데 괜찮았다. 메뉴들이 대만식 요리라고 하는데 대만을 안가봐서... 어쨌든 술이랑 잘 어울릴만한 메뉴들이다. 


음료 가격을 저렴하게 받는 곳이 있고 비싸게 받는 곳이 있는데 어떤 곳이 더 이윤이 남을까? 저렴하면 아무래도 더 시킬 것 같고 비싸면 덜 시킬 것 같은데 음료 준비에는 큰 노동이 들어가지 않으니 싸게 많이 파는게 이득일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가격대가 높은 식당에서는 음료 가격에는 상관없이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가격대가 저렴한 식당은 주류를 가격대를 낮게 반대의 식당에서는 높게 잡는게 이익이 더 나지 않을까 싶다. 주류 말고 코카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의 가격대는 높이는게 이윤이 더 날 것 같다. 물 다음 탄산이라는 점, 가격대를 높여봐야 비싸지 않다는 점, 주류와의 가격차가 안난다면 주류 주문으로 돌릴 수 있단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 가정이 의미없는 이유는 아무리 뭐래도 음식이 맛있어서 손님이 많은 곳이 당연히 잘될 것 같다. 



평소엔 주로 맥주를 마시지만 오늘은 전통주 리뷰를 남겨본다. 사실 밖에서 같이 마시는 술은 리뷰할 정신도 없어서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편이고 집에서 마시기에는 도수도 가격도 맥주가 적당해서 맥주 리뷰만 남는것 같다. 와인이나 막걸리는 도수는 좋은데 한번 따면 보관할수가 없어서 적합하진 않고 위스키랑 브랜디는 가끔 마시긴 하지만 비싸고 도수가 높아서 좀 부담스럽다. 맥주가 따고 한번에 다 마셔버리기 좋으면서도 스타일도 다양해서 딱이긴 한데 다른술도 좋다. 신례명주에 대한 소개글을 우연히 보고 제주도 감귤 증류주, 일품진로를 만든 양조사가 양조 이 키워드에 솔깃해서 구매하게 되었다. 귀감이라는 25도인가 20도 짜리 술도 같이 샀는데 이건 혼자 먹기에 양이 애매해서 나중에 같이 마실 생각이다. 


어쨌든 신례명주는 감귤을 원료로 발효시켜 증류한 브랜디이다. 도수는 50도이고 첨가물은 없고 발효 후 오크통에 장기 숙성한다고 한다. 큰 병으로도 팔지만 시음도 안하고 큰 병을 사기엔 쫄보라.. 미니어쳐를 구매했다. 미니어처 100ml에 7-8천원 정도이다. 인터넷으로 구매했는데 저번에 이마트에 맥주사다 보니까 이마트에도 팔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시키면 배송료 5000원이다. 


꼬냑에도 포도향을 잘 못 맡아서 그런지 신례명주에서도 귤향은 잘 모르겠다. 달달한 향이 나긴 하는데 오크통 숙성때문인지 나무향과 알콜향이 더 강하게 난다. 질감이 부드럽고 바디감이 있는편이라 그런지 달다는 느낌도 난다. 브랜디를 많이 안마셔봐서 이 가격에 이정도면 맛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럭저럭 맛있게 마시긴 했는데 알콜향이 강해서 다시 구매할지는 잘 모르겠다. 


전통주 브랜드들 하나하나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 보니 종종 전통주로 묶여서 소비되는 것 같다. 신례명주도 전통주 말고 그냥 신례명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는데 문정훈 서울대 교수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신례명주를 만든 시트러스라는 농업법인 회사의 재무상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긴 하지만 역시 판매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제주맥주도 좋긴 한데 제주에서 나는 감귤로 만든 신례명주 같은 술이 더 제주다운 술인것 같은데 아쉽다. 잘 팔리지 않는 이유는 맛이 없어서가 아닌 가격이 비싸서에 더 가까운것 같아 나도 해결책을 모르겠다. 양꼬치나 중국음식을 먹을때는 조금 비비싸도 고량주를 시키는것처럼 전통주에도 푸드 페어링이 필요한게 아닐까? 당장 신례명주를 어떤 한식이랑 먹으면 좋을지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뭐 아무쪼록 지역색을 많이 담은 술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에 자주 가지 않을때에는 왜 항상 스타벅스에만 사람이 많은지 궁금했다. 실제로 매년 발표하는 실적을 보면 스타벅스만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왜 스타벅스에만 사람이 많은지 궁금하다가도 정작 스타벅스에 자주 가질 않으니 그 이유를 몰랐는데 요 근래 다니다 보니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프랜차이즈에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켜준다. 편하고 균일하다. 


1. 주문이 편리하다. 


가끔씩 이용하면 모를 수 있는데 자주 이용하면 스타벅스가 다른 카페대비 주문이 굉장히 편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우유를 두유로 바꾼다든가 시럽을 덜 넣어달라든가 하는 요청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다른 프랜차이즈의 경우 옵션이 선택이 안 될때가 있을 뿐더러 '뭘 이렇게 까지..' 라는 반응이 올때가 있다. 반면 스타벅스는 세세한 주문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이다. 


사이렌오더역시 사용해보지 않으면 그 편함을 알 수 없다. 도착하지 않고, 줄을 서지 않고 앉아서 주문할 수도 있고 위에 설명한 커스터마이징 주문을 앱으로 할 수 있기때문에 주문이 더욱 편하다. 게다가 폼 종류, 시럽 양 등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어 놓고 QR코드로 앞에서 주문할 수도 있게 되어있다. 하나하나 설명하기 귀찮거나 민망한 이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다. 스타벅스가 유일하게 불편한 점이 진동벨이 없다는 점인데 사이렌 오더를 사용하면 이 불편함이 해소된다. 뭔가 아이폰에 이어폰 단자 없어지고 불편하다 할때 에어팟쓰면 되지! 같은 설명인것 같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2.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어 서비스나 맛이 균일


스타벅스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음료의 맛이나 서비스가 매장마다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이러한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조금 커피를 강하게 볶는 편이지만(약하게 볶으면 맛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덕분에 맛은 균일한 편이다.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인데 스타벅스 직원들이 타 카페 대비 친절한 편이다. 일해본적까지는 없어 내부 교육시스템을 모르겠지만 들려오는 얘기로는 교육도 빡세게 시키고 대우도 잘 해주는 편인듯 하다. 


3. 집과 일하는 곳 사이의 공간으로 적합


스타벅스는 공간을 파는 임대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스타벅스를 자주 가기 전에는 스타벅스에 매번 자리가 없는데도 그런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를 알지 못햇는데 다녀보니 스타벅스가 가장 편한 공간이라 생각된다. 일단 노트북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센트 좌석이 적절히 설치되어 있다. 커피빈은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매장에 콘센트가 없는 것으로 안다. 유투브에 스타벅스 치면 노래가 연관검색어로 나올 정도로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노래 역시 만족스럽다. 예전에 하루종일 죽치고 있었던 경험에 근거하면 시간대마다 나오는 노래의 종류도 다른 것 같다. 또 자리가 없는 환경+ 개인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 뒷받침 되어 카페 분위기가 적절하게 유지 된다는 생각이다. 카페에 자리가 많으면 조용하고 좋을것 같지만 단체손님이 들어온다해도 좋을까? 단체손님이 들어와서 시끌벅적 카페의 분위기를 흐릴뿐더러 주변에 아무도 개인작업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 작업도 안되는 법이다. 


4. 어플 활성화를 통한 재방문 유도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이게 은근히 중독성 있다. 골드카드인지 골드멤버 된다고 해서 별 혜택도 없는데 자주 찾게 된다. 가끔씩 어플 푸쉬알람을 통해서 보내주는 쿠폰도 스타벅스를 다시 찾게 만든다. 카드에 돈을 적립해서 쓰게 만드는 것도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 비지니스 모델이 예치금을 운용해서 수익을 얻는건데 잘 모르지만 스타벅스 카드에 쌓인 돈도 굴리면 수익이 꽤 날것같은데... 이건 법적으로 가능한지 실제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스타벅스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플래너를 기다린다든지, 럭키백을 산다든지, 텀블러를 모은다든지 하는 일들이 가능한것 같다. 스타벅스가 천천히 지점을 늘리는걸 보면서 저러다가 다른카페들에게 밀리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은 스타벅스가 다 밀어버렸다. 매장도 스타벅스가 제일 멋지다. 장기 임대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근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내 취향이 아니다. 

UNTAPPD 3.73 RB 3.63/5 IBU 70 ABV 6.4% Style IPA


맛있지만 단조로운 IPA. 


이 맥주도 이마트에서 같이 사온 맥주인데 캔입일을 안보고 샀더니 캔입일이 18년 7월 24일이다. IPA 사면서 확인했어야 했는데 너무 안일했다. 오스카블루스 양조장에서 나온 IPA인데 이렇게 이름이 직관적인 맥주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보리맥아와 붉은 밀을 사용해서 깔끔한 몰트맛을 내려고 했으며 Enigma, Vic Secret, Ella and Galaxy 등의 홉을 사용했다고 한다. 갤럭시 홉 말고는 다 생소한 홉들이다. 패션후르츠, 라즈베리, 파인애플과 시트러스한 과일향을 내려고 했다는데 저런 향들이 다 감지되진 않는다. 


캔입일을 보고 마셔서 그런지 신선하다는 느낌은 없고 ㅎㅎ 쓴 맛이 꽤 강하게 치고 나오는데 오래돼서 그런건지 IBU 높은걸 보면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다. 깔끔한 몰트맛을 내려 했다는데 실제로 맛이 깔끔한 편이다. 생소한 홉들을 쓴 것에 비해 맛은 익숙한 IPA맛인데 시트러스 하고 구아바 향, 솔, 풀향이 감지된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조금 단조롭다는 느낌은 든다. 편의점에서도 4캔 만원에 IPA를 파는 세상인데 듣도 보도 못한 맥주이지만 마셔보면 또 막 그렇게 터무니없는 맛은 아니다. 한 3년 전에 마셨다면 맛있다고 좋아했겠지만 지금은 세상에 IPA들이 너무나 많아졌다.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는데 작가이자 방송인이 조승연씨의 에세이이다. 조승연씨가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뭐하는 사람인지는 몰라서 이번 기회에 찾아보니 여전히 뭐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세계문화전문가라고 책에는 소개되어 있는데 약간 4차산업혁명같은 알쏭달쏭한 설명이다. 뉴욕과 프랑스 등에서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책도 쓰고 방송도 하는 사람인것 같다.


책은 프랑스인과 프랑스 문화 등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견해가 담긴 짤막한 글들로 구성된다. 책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같은 느낌을 기대했었는데 그렇진 않고 읽기 편한 느낌의 책이다. 잘 넘어가긴 하는데 참신한 인사이트는 없었다. 미국과 대비하여 프랑스는 멋과 여유를 아는 나라로 그리는데 기존의 프랑스 이미지를 활용 한 것일뿐 새로움은 없었다. 알려진 사실을 전달하는 부분은 깔끔해서 흥미롭게 읽었는데 저자의 견해가 개입된 부분에서는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  


드골은 프랑스 전통적인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 바면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 68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부분이나 디올은 코르셋을 착용해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한 패션을 선보였지만 입생로랑은 남자의 군복을 여성복으로 응용했다는 부분은 몰랐던 사실이라 흥미로웠다. 다만 206페이지에 '각종 최첨단 기술을 집약시켜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아이폰 한 대의 가격이 수백 년 전 기술로 만든 프랑스제 가죽 가방보다 싼 것을 보면서 나는 실소를 금치 못하곤 한다.' 란 문장이 있다. 난 이 문장을 보고 실소를 금하지 못했다. 프랑스 제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왜 아이폰이라는 제품의 아름다움은 무시한채 기술의 집합체라고 퉁쳐버리는건가? 아이폰이 제품 사양이 좋고 기술이 최첨단이라 그 가격에 판매되고 그 많은 팬덤을 형성하는것은 아니다.  


또 프랑스의 미식 문화를 다루는 파트의 글을 예로 들자면 이렇다. 자신의 가족이 여행을 하다 프랑스 조그마한 마을에서 감자튀김을 남겼는데 식당 주인에게 힘들게 농사지은 감자를 남겼다며 혼나는 일화가 소개된다. 떼루아에 대해 설명하며 시작된 글은 미슐랭 가이드에 대해 소개하며 마무리된다. 공부를 오래하고 프랑스에 장기간 거주하며 머물렀던 작가라고 하여 남다른 인사이트나 몰랐던 사실을 기대했는데 글은 프랑스에서 교환학생을 하며 머물고 있는 학생이 유튜브에 Vlog로 올릴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런저런 일들로 고민하느라 끙끙 앓았던 머리를 잠시 쉬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힐링의 범주에 들어있는 책인것 같다. 


약간 내가 기대했던 책과는 느낌이 달라서 책 표지를 보니 '인문학 관찰 에세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표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 불평을 하다니 내 불찰이다. 그래도 책에서 인상깊은 문장을 하나 남기고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남자는 그 남자의 러브스토리의 합이지"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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