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얼굴에 바르는 것들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있기 마련인데 면도용품에 관해서는 딱히 선호하는 브랜드가 없다. 로션, 썬크림, 클렌징 폼들은 워낙 제품군도 다양하고 리뷰들도 많아서 고르는데 큰 무리가 없는데 쉐이빙용품 만큼은 제품들이 다 거기서 거기, 고만고만하다. 면도기는 가장 무난하(고비싸)다는 질레트를 쓰기도 하고 가성비가 좋은 쉬크를 쓰기도 하고 저렴한 도루코를 써보기도 했는데 쉐이빙폼은 더욱이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아이허브에서 구매를 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질레트나 쉬크에서 나오는 쉐이빙젤, 폼들은 가격은 저렴한데 너무 자극적이고 그야말로 거기서 거기다. 남성화장품 브랜드(랩 시리즈 등) 역시 상품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고 가격 역시 비싸다. 솔직히 화장솜에 스킨을 적셔 닦아내면 될 것 같은데 왜이렇게 에프터 쉐이빙젤은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로 쉐이빙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미국의 달러쉐이브클럽처럼 면도용품 서브스크립션 스타트업이 한국에도 있다고해서 스타터 세트를 주문해봤다. 8900원에 면도핸들이랑 면도날 2개 구성인데 재미있는 건 미국의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달러쉐이브클럽은 한국의 도루코와 협업하여 면도날을 공급하는거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스타트업인 와이즐리는 독일은 면도날 회사에서 제품을 받아 쓴다고 한다. 제품 패키징은 간결하고 디자인도 깔끔하고 괜찮다. 면도 주기에 대한 설명, 올바른 면도법, 보관법에 대한 설명, 마케팅비로 거품이 낀 면도기 가격 등에 대한 부분은 잘 설명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공감이 간다. 와이즐리 대표가 피앤지 출신이라는데 피앤지=질레트, 즉 면도용품 점유율 1위이며, 면도기 거품가격의 주 원인 중 하나인 회사 출신이라 하니 시장 조사도 잘 되어있을 것 같고 괜찮은 생산 업체에서 물건을 가져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다만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인데, 문제는 면도기와 면도날을 쓴 지 1주일 이 된 지금 시점에서 제품이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면도기 핸들은 살짝 무게감도 있고 깔끔하고 별 불만이 없는데 문제는 면도날이 날카롭고 자극이 심하다. 면도가 잘 된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고 문제는 피부 자극이 심하다. 핸들이 바뀌어 면도 각도 문제인지 면도 날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1달을 사용할때까지(면도날 2개 권장 사용시기) 이런식이라면 재구매를 하지 않을 것 같다. 정기 배송을 해주는 건 편리하나 가격이 합리적이고 굳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다. 면도날이 상하는 것도 아니고 부피가 큰 것도 아니고 그냥 사다 놓으면 되기 때문. 리필 면도날4개를 8900원에 무료배송으로 1개월, 2개월, 4개월 단위로 주문받을 수 있는데 과연 저렴한 가격일까? 쉬크 면도날 4개입이 유료배송(3천원)으로 네이버 쇼핑 기준 8천원이고 무료 배송은 11,000원 정도이다. 도루코 5중날 면도날도 4개입 7700원(유료배송), 즉 가격은 시중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쉬크 면도날이 훨씬 피부에 잘 맞았다. 


개인 피부와 수염 상태에 따라 맞는 제품이 있고 아닌 제품이 있을 수 있는데다가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니 제품 개선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개인적으로는 곧 나온다는 쉐이빙젤이 더 기대가 되는데 그때쯤 쉐이빙젤을 한 번 써봐야겠다. 달러쉐이브클럽에서는 치약, 칫솔 서브스크립션도 하던데 이 분야도 유망하다고 본다. 괜찮은 칫솔도 없고(대부분 다 헤드가 너무 크다), 치약도 다 고만고만하다. 물론 치약, 칫솔, 면도용품 골라쓰는 나같은 소비자들로 이루어진 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 결국은 이런 사업 하려면 시장이 큰 미국이 답이다..? 다음엔 레이저핏 리뷰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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