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파스타가 생각날 때가 있는데 적당한 가격에 캐주얼하게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만 원 언저리에 파스타를 파는 곳에 가서 먹으면 차라리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고 2만원은 훌쩍 넘는 곳에서 먹으면 맛은 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파스타를 먹기에는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재료도 수입해야 하는 재료가 많고 파스타라는 음식이 만드는데 은근히 손이 많이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이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2만원 하는 파스타 먹고 맛이 없으면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파스타 식당을 찾아 이번에 합정에 첸토페르첸토라는 곳에 다녀왔다. 


근처에 카밀로 라자네리아라고 라자냐를 파는 곳에서 낸 2번째 식당이라고 하는데 카밀로 라자네리아는 들어보긴 했는데 인기가 많아보여서 가보지는 못했던 곳이다. 2번째 식당이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사람이 적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이유로 방문했다. 가게는 10명정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였고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바 좌석으로 안내받았다. 평일이라 운이 좋게 웨이팅은 없었지만 주말에는 무조건 웨이팅이 있을 수 밖에 없겠다 싶었다. 



파스타는 라구파스타와 토마토소스 베이스의 파스타, 스튜는 닭고기 스튜와 소고기 스튜 두 종류가 있었다. 토마토파스타와 소고기 스튜를 주문했는데 둘다 순한 맛이었다. 좋게 말하면 가정식 같은 느낌이었고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조금 싱거웠다. 특히 파스타는 생면 특유의 질감이 색다를뿐 맛은 너무 단조로웠다. 치즈도 모짜렐라 치즈가 들어가서 식감과 시각의 즐거움만 줄뿐 희미한 맛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스튜도 순한 맛이긴 했지만 파스타 보다는 더 맛있게 먹었다. 보통 파스타랑 같이 먹는 피자보다 파스타랑 같이 먹기 궁합이 좋은것 같다.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나눠먹기가 조금 불편해 보이긴 했다. 스튜와 파스타를 시키니 간단한 샐러드와 빵이 같이 나왔는데 샐러드와 빵 모두 맛있었다. 넓은 접시에 이쁘게 플레이팅 되어 나오는데 그래서 테이블이 좀 비좁았다. 메뉴 2개에 음료 하나 시키고도 테이블이 좁았으니 이 부분은 조금 조정이 필요해 보였다. 


오미베리 스파클링이라는 못보던 음료를 주문했는데 요리와 비슷하게 순한 맛이었다. 첨가제를 쓰지 않아 인공적으로 역한 향이 나지 않아 좋았다만 산미도 강하지 않고 당도도 강하지 않아 조금 밋밋했다. 음식의 간도 강하지 않아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어지간한 음식하고는 같이 곁들여 마시기 애매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맛에서의 만족보다는 가격과 컨셉에서의 만족이 더 큰 것 같다. 스튜와 파스타의 조합도 좋고 비싸지 않은 가격도 좋았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니까 줄이 길게 늘어설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래 기다려서 먹으면 만족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의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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