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지는 한참 되어서 지금도 트레 레체를 파는지는 모르겠는데 팔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남겨본다. 개인 기록용으로 남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블로그 사용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크래프트 맥주 관련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면 많은 사람에게 도달하진 않는것 같다. 검색해보진 않았으나 트레 레체 같은 경우도 인스타에 관련 포스팅이 더 많을 것이다. 인스타는 인증샷이 많은 편이라 정보가 필요할 땐 구글링을 하긴 하지만 광고글이나 쓸모없는 내용이 많아 일부 검색의 경우 인스타가 정확도가 높긴 하다. 모바일의 경우 인스타가 더 편하기도 하다. 요즘 10대 20대중에는 PC보다 스마트폰 사용량이 더 많은 경우가 있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의 경우 컴퓨터의 대중화보다 스마트폰의 보급이 더 빨라 일부는 스마트폰 사용이 더 편하다고 한다. 블로그(텍스트), 인스타(사진), 유튜브(동영상)에서 앞으로는 어디로 흐를지 궁금하다.  

 

어쨋든 서울 브루어리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자면 스모어 2pc는 개꿀맛이다. 스모어 임페리얼스타우트가 나오면서 같이 페어링할 메뉴로 출시된걸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같이 팔고 있었다. 트레 레체랑 페어링해도 별 무리가 없어서 파는건지 아니면 상시메뉴로 파는건지는 모르겠다. 달달한 초콜릿이랑 마시멜로에 씁쌉싸름한 카카오빈, 피스타치오가 매력적이다. 단점으로는 깔끔하게 먹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 있다. 맛이 강한 편이라 일부 맥주랑을 잘 어울리진 않겠지만 가볍게 먹기 좋다. 

방문 당시(3월 어느날) 새로 출시된 맥주였는데 Tres leches란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트레스(3) 레체스(우유 복수형)이 아닌가 싶은데 왜 트레 레체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케이크 자체도 3가지 우유가 들어간 3가지 층으로 나눠진 케이크라 트레스 레체스라 불리는것 같다. 시나몬, 버번에 적신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유당 등이 들어간 blonde ale이라 소개되어 있는데, 마셔본 후기로는 블론드 에일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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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론드 에일은 깔끔하고 청량하면서도 살짝 프루티한 금빛색 라거 비슷한 맥주로 기억하고 마셔본 맥주만 여기 블로그에 검색해도 델리리움 트레멘스가 나오는데 트레 레체도 블론드 에일이라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시나몬 향이 강하고 바닐라빈은 잘 모르겠고 꽤 단 편이었다. 지금은 배치가 달라졌을테니 마셧던 당시와 맛이 같을지는 모르겠다. 내 취향은 아니었다. 

 

델리리움 트레멘스(Delirium Tremens- Brouwerij Huyghe )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가지는 않지만 가끔 생각나는게 서울브루어리의 매력인듯 싶다. 인스타보면 한남점에 런치메뉴도 시작했던데 합정에도 파는지 찾아봐야겠다. 

UNTAPPD 4.27 RB 3.94/5 IBU 50 ABV 7.2% Style NE IPA 

맛있다. 뉴잉은 흔하지만 토플링 골리앗 뉴잉은 달라 

경리단길 간김에 우리슈퍼에서 이번에 수입된 맥주 몇개 사왔다. 

 

토플링골리앗 맥주들이 몇 개 있었지만 그 중 마셔보지 않은 파이어, 스컬스 앤 머니를 골라왔다.  

 

Citra만 사용된 수도수와는 달리 이건 시트라, 모자익, 갤럭시, 넬슨 홉 등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제조일은 2019년 1월 3일이다. 

 

뉴잉이라 좀 더 빨리 마셨으면 좋았겠지만 미국에 있었다 하더라도 3개월 안에 마시기는 쉽지 않았을것도 같다. 

 



사실 이제는 뉴잉도 스타일 그자체만으로는 새로울게 없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에 옆에 있었던 수도수나 다른 맥주들을 집어오지 않았던 건데 이거 마시고 생각이 바뀌었다. 

 

스타일을 떠나서 맛있는 맥주는 그냥 맛있다.

잔에 따를때부터 열대과일향이 강하게  나는데 둥글게 부드러운 향이 난다. 

 

달달한 멜론이나 망고, 파파야, 복숭아 같은 느낌인데 수도수와는 다른 느낌이다. 

청량하면서 마무리가 깔끔해서 감탄하면서 마셨다. 

 

비터가 강하지 않으면 밍밍하거나 비릿한 느끼함이 올라올 때가 있는데 이 맥주는 밸런스가 좋다. 

 

이런 맥주를 양조하려면 우연이 개입되어야 하는건지 정교한 실험이 반복되어야 하는건지 궁금하다. 

 



마시다 뭔가 먹고 싶어 견과류 먹고 다시 마셨는데 비터가 느껴지고 살짝 오래된 뉴잉 마시는 느낌이 좀 난다. 

 

인상이 확 달라져서 당황. 

 

뉴잉은 음식이랑 페어링 하지 말고 그냥 맥주만 마시는게 나은 것 같다.  

테라가 출시되었다는데 마셔보지 않을 수 없어 마셔본건 아니고 마침 동네 슈퍼에 갔다 보이길래 골라왔다. 

 

테라 고르는 김에 마셔보지 못한 필굿도 보이길래 같이 사왔다. 둘 다 355ml, 동네 슈퍼가로 테라 1700원, 필굿 1000 이다.

 

각각 카스, 필라이트와 가격이 동일했고 우리동네 슈퍼가 맥주와 라면같은 품목 가격을 높게 받는 전략을 쓰는 슈퍼임을 감았하면 다른 동네는 1,500원 정도에 팔지 않을까 추측한다. 

 

우선 테라는 청정라거를 내세운다. 

 

오스트리아 골든 트라이앵글 몰트, 리얼탄산, 초록색, 청정, 청량, 토네이도 등을 나열하며 청정라거 이미지를 강조한다. 

 

 물론 몇 가지 의문이 들긴 한다. 

 

1. 몰트 맛을 강조한 클라우드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피츠가 나왔는데 골든 트라이앵글 몰트를 강조한다? 

(더군다나 100% 몰트가 아닌 전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경쟁맥주인 카스도 마찬가지이다) 

 

2. 청량감을 우선시하는 라이트라거에서 리얼탄산이 큰 의미가 있을까? 

 

3. 초록색 토네이도 병이면 재활용은 어떻게 되는걸까? 

 

아 참고로 맥주병이 대부분 갈색인 이유는 빛에 의한 변질을 막기 위함인데 갈색>초록색(하이네켄 등)>투명(코로나 등) 순으로 햇빛으로부터 보호를 잘 해준다. 

 

초록색 병이 갈색 병보다 맥주에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병 색을 초록색으로 바꾼 건 잘한 것 같다.

 

코로나의 청량감을 떠올려볼때 청량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병 색 만큼 효과적인것도 없는 것 같다. 

 

테라

 

슈퍼에서 사와서 견과류 먹으면서 마셔봤는데 예상대로 크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다.

 

살짝 군내가 도는 고소한 곡물맛이 나는 무난한 라이트 라거였는데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별 특징이 없었다. 

 

대부분 소맥으로 소비될 것임을 예상해 봤을 때 더더욱 그렇다. 

 

차라리 맥아의 풍미는 줄이고 더 깔끔하게, 탄산은 더 강하게 해서 청량함을 강조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광고에는 장엄한 배경음과 함께 토네이도가 몰아치지만 좀 더 시원한 스프라이트 광고같은 느낌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필굿

 

비교시음을 위해 골라온 필굿은 괜찮았다.

 

필라이트가 묘한 파인애플 향이 매력적이라면 필굿은 별 향 없이 잡미 없이 좀 더 깔끔한 편이다. 

 

다만 아쉬운점은 이름부터 고래까지 필라이트가 너무 연상된다는 점이다.  필라이트에 대한 오마주인걸까..  

 

한국맥주의 문제점은 다양성 부족인데 다양성 측면에서 필라이트는 충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맛도 나쁘지 않다. 

 

COOL REFRESHING TASTE OF UNIQUE AROMATIC HOP이라고 하는데 당연히 아로마틱 홉의 존재감은 없다.

 

탄산이 좀 더 강했으면 좋았을텐데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인지 추구하는 맛의 지향점이 다른건지는 잘 모르겠다. 

 

테라가 차라리 이런 깔끔한 맛을 추구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후기

 

국산 라이트라거를 집에서 혼자 마시는 일은 거의 없지만 만약 마신다면 테라나 카스보다는 필라이트나 필굿을 마실것 같다.

(편의점 수입맥주가 4캔 만원인데 테라 500ml 한 캔이 2300원인건 좀 비싼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술집에서 시킨다면, 분명히 카스를 고를 일행들을 만류하고 테라를 시킬만한 유인은 무엇이 있을까? 

 

테라 성공의 관건은 이제 마케팅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UNTAPPD 3.67/5  RB 3.49/5 Style Gose IBU 12 ABV 6.6%


시고 짜고 스파이시한 맥주. 오리지널 리터구츠 고제를 맛있게 마셨다면 ㄱ 


리터구츠 오리지널 고제는 마셔봤는데 새로 나왔길래 반가운 마음에 사봤다. 오리지널 리터구츠 고제를 그다지 맛있게 마시진 않았는데(원래 고제를 별로 안좋아함) 고제복이라길래 궁금해서 골라봤다. 밀맥아,소금, 고수, 오렌지필, 계피 등이 부재료로 들어갔다. 첫 인상은 스파이시함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짭짤함과 산미가 강하다.


 6가지 몰트를 사용했다는데 몰트 캐릭터는 미미하다. 향긋한 향이 느껴지는데 홉에서 오는건지 효모에서 오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맥주에서 신맛이야 낯설지 않은 맛인데 짠맛이 더해져 신짠신짠 새롭다.  마시다보면 온도가 올라가서인지 혀가 무뎌진건지 짠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산미와 코리엔더 캐릭터가 또렷해진다. 


참고로 고제는 상면발효 맥주로 밀맥아, 고수, 소금 등이 부재료로 들어가는 맥주스타일이다. 발효 시 젖산균이 사용되어 산미가 강한게 특징이다. 맥주순수령으로 유명한 독일 맥주로는 상당히 특이한 스타일이다. 탄생지역 강물에 염분이 많아서 짠 맥주 스타일이 탄생했다고 들은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하진 않다. 복은 높은 도수의 맥주를 말하는데 높은 도수이다 보니 보통 묵직하고 강한 캐릭터의 맥주가 많다. 근데 이 맥주는 도수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고 바디도 무겁지 않은 편이다. 


오리지널 리터구츠 고제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것보다는 이게 더 마음에 드는것 같다. 시고 짜고 스파이시하다. 여름날에 마시긴 살짝 무겁고 봄날에 잘어울릴 것 같다. 


어메이징 브루어리 성수점은 몇 번 가봤는데 건대점은 처음으로 가보게되었다. 성수에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가 생길당시만 하더라도 이 정도 규모로 큰 크래프트 비어 브루펍이 없어 관심이 많이 갔는데 그 이후로는 점점 관심이 멀어져갔다. 이유는 멀기도 하고 굳이 찾아와서 마실만한 맥주가 없어서이다. 나쁘진 않지만 다시 와서 마실만큼 맛있는 맥주도 없었고 특이한 맥주는 소문이 나기 마련인데 딱히 소문도 못 들었다. 오비나 하이트에서 맥주를 만들 줄 몰라서 카스같은 라이트라거만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이 높아(도수가 낮아 많이 팔리고, 이미 다수의 소비자에게 각인된 스타일) 라이트라거를 출시하는 것처럼 어메이징과 같은 상대적으로 큰 브루펍들은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스타일의 맥주를 추구하지 않나 싶다. 규모가 큰 만큼 다른 장점도 많은데 웨이팅 시스템이 편하고 화장실 상태도 좋고 음식메뉴들도 대체로 맛있는 편이다. 



이게 요새 유행인 모양인데 아트몬스터에 이어 어메이징 건대점도 셀프주류소 방식을 택했다.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고 팔찌를 탭하고 마시고 싶은 만큼 잔에 따른 뒤 그만큼 과금하는 구조이다. 탭퍼블릭때만 하더라도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는데 이제는 몸과 마음이 늙어서인지 귀찮기만하다. 궁금한 맥주가 많으면 이것저것 마셔보기 좋은데 마시고 싶은 맥주가 있다면 귀찮기만한 시스템이다. 거품만나고 맥주가 안나오는 경우도 있고 탭할 때 오류가 나기도 한다. 이 시스템 최대 장점은 각자 계산하기 편하다는 점인데 이게 또 안주계산하는건 복잡하다. 아트몬스터도 그렇고 여기도 그랬는데 테이블 안주 n빵이 안된다. 


어쨌든 안주는 예전처럼 맛있었고 맥주는 전처럼 평범했다. 재밌었던 점은 오픈 전에 공유오피스로 공간을 임대하고 있었다는 점인데 그부분이 궁금해서 집에 와서 검색해 봤다. 관련 기사 링크는 다음과 같고 내용 대충 이러하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239204


1. 공유 스타트업인 얼리브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공간을 임대해 공유 오피스로 운영

2. 주방은 이태원의 레스토랑에서 담당하고 있음

3. 무인주문 등을 통해 같은 규모 다른 매장보다 운영인력을 줄일 수 있었음

4. 임차료를 정액제가 아닌 매출과 연동한 정률제 방식으로 계약


펍을 공유오피스로 쓰면 사용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 싶기도 하고 왜 귀찮은 맥주 셀프서빙 시스템을 도입했을까 싶었는데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이런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얻는다면 자연스럽게 상품가격(맥주값 등)은 내려갈 여지가 있으므로 소비자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나름의 실험이지 않나 싶은데 결과가 궁금하긴 하다. 





RB 3.91/5 UNTAPPD 4.06/5 ABV 6.5% No IBU Stlye 람빅-괴즈


산미 강함, 과일 풋내, 쿰쿰함. 좀 더 놔두고 마셨으면 더 좋았을까? 


우드비어셀에서 나온 오드 괴즈인데 그냥 버전이 아니라 한정판이라 사왔다. 근데 숙성이라는 이름하에 방치해 놓고 한참있다 이제서야 마시게 되어서 어떤점이 특별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병에 써있는걸 옮겨보자면 Oude Pijpen은 람빅숙성에 사용되는 오래된 배럴을 말하는데 60년-120년 사이의 연식을 가진다고 한다. 포트와인을 운송하는데 쓰인 배럴이라는데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다. 


전에 설명한대로 괴즈는 영람빅과 올드람빅을 블렌딩하는 람빅 스타일이며 오드는 오래되었다는 뜻으로 당을 따로 첨가하지 않는 전통방식으로 양조했음을 뜻한다. 


3분수라든지 기타 등등 유명한 람빅 브루어리들의 오드 괴즈와 비교시음해보면 각 양조장마다 캐릭터를 알기 좋을텐데 그러진 못하고 다 따로 마셔봤다. 


우드비어셀 오드 괴즈는 상대적으로 쿰쿰함이 좀 덜한것 같다. 시트러스, 과일 풋내가 주로 느껴지고 쿰쿰함도 끝맛에 느껴지긴 하는데 약간 꼬릿함이 부족하다. 2037년 11월 20일까지 마실수 있다는걸 보니 2017년 11월 20일에 병입된 모양인데 그래서 쨍한 신맛이 두드러지는건지는 모르겠다. 혀에 닿을때보다 목으로 넘어갈때 더 날카롭다. 상온에 좀 놔두고 마시는게 나은듯. 람빅 숙성시켜 마시려면 어디 손이 안닿는곳에 가져다 놓아야지 집에 두면 숙성이 불가능하단 사실을 깨달았다. 


어쨌거나 맛있게 마셨다. 날이 아직은 쌀쌀해서인지 묵직한 임스가 더 끌리는것 같다. 뽀할라랑 투올이랑 만든 사과 임스 구하고 싶은데 게을러서 이미 다 팔렸을것 같다.  


무알콜 맥주나 무알콜 칵테일을 보면서 알콜이 없으면 왜마시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득 궁금해서 마켓컬리에서 무알콜 맥주를 한 번 사봤다. 몇 종류가 있지만 평이 좋은 크라우스탈러 오리지널로 선택했다. 크라우스탈러는 독일에서 무알콜 맥주를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라고 한다(양조장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우선 무알콜 맥주는 알콜이 1%이하로 포함된 맥주맛 음료를 말한다. 한국의 주세법상 알콜이 1% 이하인 음료는 주류로 보지 않는데 무알콜 맥주 제조상 미량의 알콜이 포함될 수 있어 알콜 함량은 맥주마다 다르다. 전에는 술 약한데 맥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무알콜 맥주를 찾겠구나 하고 단순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수요층이 다양하다. 임산부나 환자처럼 알콜을 마시면 안되는 상황에 처한 사람부터 니코틴 패치를 붙이듯 술을 끊으려는 사람까지 무알콜 맥주에 대한 수요는 다양하다. 술을 못마시는 학생들도 무알콜 맥주를 마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미성년자에게 무알콜 맥주의 판매는 불법이다. 알콜이 들어가 있어서라기보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다보면 알콜이 들어간 진짜 맥주가 궁금해지는게 인지상정이기에 애초에 금지하는것 같다. 


수요가 많은데도 우리 눈에 흔히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상 무알콜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 단계를 생략하거나 발효를 짧게 한 후 고진공증류법이나 역삼투법을 이용해서 알콜을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다 보면 맥주와 같은 맛을 내기 어려운데 무알콜맥주는 맥주의 맛과 닮아야 한다는 슬픈 숙명을 가지고 있다. 알콜을 제거하는 방법이 양조장의 기술이며 알콜을 빼고서도 맥주맛을 내는방법이 노하우라고 한다. 주세가 없어 가격이 저렴하고 주류가 아니라 통신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을것도 같은데 시장이 작고 수입해버리면 되기때문에 소규모 양조장이 건드리지는 않는것 같다.   


일단 크라우스탈러 시음기를 써보자면 달달한 몰트향이랑 홉향, 메탈향이 나는데 맥주랑은 조금 다른느낌이긴 하다. 맥즙(워트) 맛이 나는것 같고 쓴맛 역시 홉 팰렛에서 나는 쓴맛이 난다. 공정이 어떤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발효 전 맥주맛이 난다. 양조할 때 효모 넣기 전 딱 그 맛이 난다. 탄산은 강한 편이다. 양조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보통 맥주보다 좀 밍밍하고 풀풋내가 나지만 탄산이 강해 청량한 맥주맛이다. 맛을 음미하지 않고 그냥 마시면 탄산이 강해 시원하니 괜찮을것도 같다. 그래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알콜을 못마시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다시 마시고싶진 않다. 




UNTAPPD 4.46/5 RB 4.3/5 ABV 11.6% IBU 45 Style Imperial Stout


무난한 스타일이지만 맛있는 임페리얼 스타우트


평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파운더스 KBS와 더불어 고전과도 같은 임페리얼 스타우트 중 하나이다.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고평가받는 고전영화(내기준에) 중 막상 보면 심심한 영화들이 있다. 시민케인 같은 영화도  당시에야 딥포커스를 사용한 핫한 영화일지 몰라도 배경 설명없이 본다면 지금 기준에선 구식의 느낌이 풍겨져 나오는 영화에 불과하다. 맥주도 마찬가지인데 간혹 평점은 매우 높은데 막상 마시면 '나쁘진 않은데 평범하네' 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CBS도 그렇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클래식은 클래식이었다.


CBS는 Canadian Breakfast Stout의 약자로 메이플 시럽을 숙성한 버번 배럴에 숙성한 임페리얼 스타우트이다. 부재료로는 카카오, 커피, 메이플 시럽 등이 들어가 있다. 도수는 11.6%로 꽤나 높은 편이지만 마실때 알콜이 튀게 드러나진 않는다. 마시면 먼저 커피향과 로스티드 몰트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고 머지 않아 메이플시럽에서 유래된듯한 달짝지근함이 느껴진후 알싸매캐한 버번배럴의 향으로 마무리된다.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다면 다소 식상할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가벼워져가는 잔을 아쉬워 하며 맛있게 마셨다. 좋은 맥주인지는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맥주인건 맞는듯 하다. 책장이 넘어가는게 아쉬운 책이 있듯 맥주도 비워져가는 잔이 아쉽다면 그거로 충분하다. 번 수입되고 다음 시즌에 수입되는게 아닌가 했는데 크브에 품절되었던 맥주가 비어포스트펍에는 충분히 있었다. 지금도 남아있는진 모르겠다. 맥주에도 살짝 시큰둥해져 가는데 맥주를 처음 좋아하던 시기에 맛있게 마셨을법한 맥주를 마셔서 반가운 마음이다. 메이플시럽 고로쇠수액으로 만드는건데 고로쇠-스타우트나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비어포스트펍에서는 그동안 냉장고 바틀룸(?)에서 맥주만 사가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자리잡고 마셨다. 월간으로 맥주잡지를 발간하는 비어포스트에서 운영하는 펍인데 올드문래 바로 앞에 있다. 비어포스트는 맥덕이라면 모르기 어려운 잡지인데 구독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기서 맥주를 자주 사가는거로 응원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항상 사람이 많은 올드문래에 비해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닌데 올드문래가 사진찍고 하기 좋은데 너무 북적이고 정신 없어서 조용히 한두잔 하고싶을때는 비어포스트가 나은것 같다. 맥주 종류도 올드문래보다는 비어포스트쪽이 다른곳에서 마시기 어려운 맥주들이 많다. 



투올 쓰리엑스 레이드(3x Raid) 맥주와 비어바나에서 양조한 맥주를 주문했다. 쓰리엑스 레이드는 페일라거를 3 번 드라이호핑한 맥주인데 알고는 있었지만 마셔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호피하니 무난한 맥주이긴 했는데 좀 밍밍하고 느끼했다. 아무리 호피가 좋아도 바디가 너무 가볍거나 비터가 약하면 간혹 느끼하다는 느낌이 든다. IPA가 써서 싫은 사람들이 마시기엔 좋을것도 같다. 



비어바나에서 양조한 맥주는 콩글리쉬에일이었던것 같은데 트로피컬 바이젠인가는 저번에 마셔봐서 이번엔 새로 나온거 마셔봤다. 맥주는 그냥 무난했던것 같다. 마신지가 꽤 됐는데 맛없다는 기억도 없고 맛있다는 기억도 딱히 없다. 



안주로는 가볍게 과일은 건조한 칩과 과자가 섞인 마른안주를 주문했는데 다른테이블도 다 먹고있었다. 아마 가볍게 먹을만한 마땅한 안주가 없어서 그런듯 싶다. 이게 무슨 과일이나 채소일까 골라먹는 재미가 있긴 했는데 먹다보니 좀 물렸다. 사이즈를 줄이고 가격을 내리고 다른 가벼운 안주를 추가했으면 좋겠다. 가볍게 마시고 냉장고룸에서 맥주 하나 테이크아웃해서 갔다. 냉장고방에 맥주 종류가 많진 않은데 확실히 간지는 난다. 

요즘 우후죽순 크래프트비어를 판매한다는 술집이나 자체적인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어 파는 브루펍들이 생기고 있는데 미스터리 브루어리가 생기던 시기만 해도 도심 속 브루펍이라는 컨셉은 흔치 않았다. 미스터리브루잉컴퍼니 대표님들도 이전부터 크래프트신에서 유명하던 분들이고 위치도, 시기도 좋다보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몇 번 가다 비슷비슷한 스타일에 호기심이 떨어져 자주 가지는 않게 되었다. 초반에는 맥주 스타일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라인업이 꽤나 풍부해졌길래 오랜만에 공덕 근처에서 밥을 먹고 미스터리브루어리에 가봤다.  




맥주는 14번 Juice News와 15번 Coffee Imperial Stout를 마셨다. 14번 주스뉴스는 DDH NE stlye DIPA인데 DDH는 Double Dry Hopping을 뜻하는 듯 하다. 드라이호핑은 발효 과정에서 홉을 첨가해 쓴맛보다는 아로마를 강조하는 양조 기법인데 더블이면 두 번 했나보다.(잘모름) NE Stlye DIPA는 뉴잉글랜드 스타일 더블 IPA인데 뉴잉글랜드는 영국쪽이 아니라 미국 북동부쪽이다. 홉이 넘쳐나는 나라이니 홉을 때려 넣는 양조도 문제가 없겠지만 홉을 거의 다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DDH NE style DIPA를 만들려면 재료비가 올라갈수밖에없다. NE stlye IPA는 Hazy하고 주스같은 음용감이 특징인데 미스터리에서 지속적으로 NE Style Pale ale을 출시하길래 이번 주스뉴스는 어떤가 해서 마셔봤다. 임스도 나왔길래 한 번 마셔봤다. 


예상대로 우오오 하는 맛은 아니었지만 주스뉴스는 충분히 맛있었다. 미스터리에서 쓰는 홉은 종류가 다 비슷비슷한것 같아서 IPA나 Pale ale이나 뉴잉이나 다 비슷한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홉을 잘 쓰는것 같다. IPA류들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고 주스뉴스는 화려한 수식어에는 못미치지만 충분히 맛있게 마셨다. 반면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헤이즐넛향은 풍부했지만 임페리얼스타우트라기보다는 그냥 스타우트같은 느낌이었다. 배럴 에이징한 맥주와 비교하긴 뭐하지만 고릴라브루어리 화요 BA 임스나 서울브루어리 스모어보다 별로였다. 



가볍게 시키기 괜찮은 트러플 감자튀김인데 둘이 먹으면 살짝 물려서 셋이 먹기 딱 적당한것 같다. 지금이야 트러플 오일향을 입힌 메뉴가 흔한 메뉴지만 처음만 하더라도 꽤 신선한 메뉴였다. 여기 피자가 맛있는데 배불러서 시키진 않았다. 


시큰둥하게 쓴 것 같지만 좋아하는 곳이다. 공간이 크진 않지만 직원들이 많아 매우 친절하고 가방 놓은 의자까지 챙겨준다. 가격대가 좀 있긴 하지만 그만큼 안주메뉴들도 맛있는 편이고 맥주들도 괜찮다. 항상 새로운것만 찾는 맥덕이 찾기엔 무난한 스타일의 맥주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캐릭터 강한 맥주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딱 좋은 곳이다. 나야 자주 찾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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