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가 출시되었다는데 마셔보지 않을 수 없어 마셔본건 아니고 마침 동네 슈퍼에 갔다 보이길래 골라왔다.
테라 고르는 김에 마셔보지 못한 필굿도 보이길래 같이 사왔다. 둘 다 355ml, 동네 슈퍼가로 테라 1700원, 필굿 1000 이다.
각각 카스, 필라이트와 가격이 동일했고 우리동네 슈퍼가 맥주와 라면같은 품목 가격을 높게 받는 전략을 쓰는 슈퍼임을 감았하면 다른 동네는 1,500원 정도에 팔지 않을까 추측한다.
우선 테라는 청정라거를 내세운다.
오스트리아 골든 트라이앵글 몰트, 리얼탄산, 초록색, 청정, 청량, 토네이도 등을 나열하며 청정라거 이미지를 강조한다.
물론 몇 가지 의문이 들긴 한다.
1. 몰트 맛을 강조한 클라우드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피츠가 나왔는데 골든 트라이앵글 몰트를 강조한다?
(더군다나 100% 몰트가 아닌 전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경쟁맥주인 카스도 마찬가지이다)
2. 청량감을 우선시하는 라이트라거에서 리얼탄산이 큰 의미가 있을까?
3. 초록색 토네이도 병이면 재활용은 어떻게 되는걸까?
아 참고로 맥주병이 대부분 갈색인 이유는 빛에 의한 변질을 막기 위함인데 갈색>초록색(하이네켄 등)>투명(코로나 등) 순으로 햇빛으로부터 보호를 잘 해준다.
초록색 병이 갈색 병보다 맥주에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병 색을 초록색으로 바꾼 건 잘한 것 같다.
코로나의 청량감을 떠올려볼때 청량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병 색 만큼 효과적인것도 없는 것 같다.
테라
슈퍼에서 사와서 견과류 먹으면서 마셔봤는데 예상대로 크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다.
살짝 군내가 도는 고소한 곡물맛이 나는 무난한 라이트 라거였는데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별 특징이 없었다.
대부분 소맥으로 소비될 것임을 예상해 봤을 때 더더욱 그렇다.
차라리 맥아의 풍미는 줄이고 더 깔끔하게, 탄산은 더 강하게 해서 청량함을 강조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광고에는 장엄한 배경음과 함께 토네이도가 몰아치지만 좀 더 시원한 스프라이트 광고같은 느낌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필굿
비교시음을 위해 골라온 필굿은 괜찮았다.
필라이트가 묘한 파인애플 향이 매력적이라면 필굿은 별 향 없이 잡미 없이 좀 더 깔끔한 편이다.
다만 아쉬운점은 이름부터 고래까지 필라이트가 너무 연상된다는 점이다. 필라이트에 대한 오마주인걸까..
한국맥주의 문제점은 다양성 부족인데 다양성 측면에서 필라이트는 충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맛도 나쁘지 않다.
COOL REFRESHING TASTE OF UNIQUE AROMATIC HOP이라고 하는데 당연히 아로마틱 홉의 존재감은 없다.
탄산이 좀 더 강했으면 좋았을텐데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인지 추구하는 맛의 지향점이 다른건지는 잘 모르겠다.
테라가 차라리 이런 깔끔한 맛을 추구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후기
국산 라이트라거를 집에서 혼자 마시는 일은 거의 없지만 만약 마신다면 테라나 카스보다는 필라이트나 필굿을 마실것 같다.
(편의점 수입맥주가 4캔 만원인데 테라 500ml 한 캔이 2300원인건 좀 비싼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술집에서 시킨다면, 분명히 카스를 고를 일행들을 만류하고 테라를 시킬만한 유인은 무엇이 있을까?
테라 성공의 관건은 이제 마케팅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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