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콜 맥주나 무알콜 칵테일을 보면서 알콜이 없으면 왜마시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문득 궁금해서 마켓컬리에서 무알콜 맥주를 한 번 사봤다. 몇 종류가 있지만 평이 좋은 크라우스탈러 오리지널로 선택했다. 크라우스탈러는 독일에서 무알콜 맥주를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라고 한다(양조장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우선 무알콜 맥주는 알콜이 1%이하로 포함된 맥주맛 음료를 말한다. 한국의 주세법상 알콜이 1% 이하인 음료는 주류로 보지 않는데 무알콜 맥주 제조상 미량의 알콜이 포함될 수 있어 알콜 함량은 맥주마다 다르다. 전에는 술 약한데 맥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무알콜 맥주를 찾겠구나 하고 단순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수요층이 다양하다. 임산부나 환자처럼 알콜을 마시면 안되는 상황에 처한 사람부터 니코틴 패치를 붙이듯 술을 끊으려는 사람까지 무알콜 맥주에 대한 수요는 다양하다. 술을 못마시는 학생들도 무알콜 맥주를 마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미성년자에게 무알콜 맥주의 판매는 불법이다. 알콜이 들어가 있어서라기보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다보면 알콜이 들어간 진짜 맥주가 궁금해지는게 인지상정이기에 애초에 금지하는것 같다. 


수요가 많은데도 우리 눈에 흔히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상 무알콜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 단계를 생략하거나 발효를 짧게 한 후 고진공증류법이나 역삼투법을 이용해서 알콜을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다 보면 맥주와 같은 맛을 내기 어려운데 무알콜맥주는 맥주의 맛과 닮아야 한다는 슬픈 숙명을 가지고 있다. 알콜을 제거하는 방법이 양조장의 기술이며 알콜을 빼고서도 맥주맛을 내는방법이 노하우라고 한다. 주세가 없어 가격이 저렴하고 주류가 아니라 통신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을것도 같은데 시장이 작고 수입해버리면 되기때문에 소규모 양조장이 건드리지는 않는것 같다.   


일단 크라우스탈러 시음기를 써보자면 달달한 몰트향이랑 홉향, 메탈향이 나는데 맥주랑은 조금 다른느낌이긴 하다. 맥즙(워트) 맛이 나는것 같고 쓴맛 역시 홉 팰렛에서 나는 쓴맛이 난다. 공정이 어떤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발효 전 맥주맛이 난다. 양조할 때 효모 넣기 전 딱 그 맛이 난다. 탄산은 강한 편이다. 양조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보통 맥주보다 좀 밍밍하고 풀풋내가 나지만 탄산이 강해 청량한 맥주맛이다. 맛을 음미하지 않고 그냥 마시면 탄산이 강해 시원하니 괜찮을것도 같다. 그래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알콜을 못마시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다시 마시고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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