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가 땡겨서 좋아하는 계고기집으로 갔다. 사실 어느정도 사람이 있을거라 예상은 했는데 토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웨이팅이 꽤 길었다. 앞에 주르륵 앉았는데 여름이나 겨울에는 내부 웨이팅 공간이 없어서 기다리는거 지옥일듯. 구이요리라 먹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다가 술도 먹는 곳이라 오래걸리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20분정도 대기 후 들어갔다. 


음식은 소금구이랑 비빔면,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순두부찌개는 처음 먹어보는 메뉴였는데 두부도 꽤 실하게 들어있고 담백하니 맛있었다. 비빔면은 저번에 먹었다 맛있어서 다시 주문한 메뉴인데 역시 담백하니 맛있었다. 전반적으로 사이드 메뉴들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사람이 많아서 예전처럼 구워주시지는 않았는데 확실히 내가 구우니 맛이 덜하긴 했다. 삼겹살은 많이 구워봐서 어느정도 굽겠는데 닭갈비는 내공이 부족해 쉽지 않았다. 두께도 다르고 뼈 붙은 부위 또 다르고 해서 소금구이임에도 쉽지 않았다. 




나오면서 미스터리 브루어리에서 맥주 한 캔 캔입해서 나와서 마셨다. 15번 맥주를 골랐는데 NE IPA였던거로 기억한다. 찾아보니 MR. Green COASTAL HAZE IPA이고 역시 헤이지한 NE Style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맥주는 홉향 터지고 상쾌한 느낌으로 괜찮게 마셨는데 쥬시하다기 보다는 꽤 씁쓸하긴 했다. 열대과일향이 두드러지는 홉향인데 여기가 선호하는 홉이 있는듯 싶다. IPA류에서 항상 비슷한 느낌의 홉향이 나는 것 같다. 어쨌든 계고기집 갔다 미스터리에서 한 잔 하는게 짱인듯 ㅎㅎ





RB 3.49/5 BA 3.88/5 IBU 15 ABV 5.7% Style Fruit Beer


라즈베리 주스를 마시는 것 같은 음용감. 달고 무난하다.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 약간 아쉽다. 


병 라벨도 그렇고 라즈베리가 잔뜩 들어간 맥주라는 인상을 주는 맥주이다. 맑은 연한 붉은색을 띠는데 맛은 단 딸기, 체리 맛이 난다. 부재료로 라즈베리(산딸기라고 적혀있음)만 들어갔으니 라즈베리 맛이겠으나 사실 라즈베리보다는 딸기나 체리가 훨씬 익숙한 맛이라 표현을 저렇게 했다. 흔히 마시는 체리음료와 비슷한 맛이 난다. 딱 과일주스와 같은 느낌인데 음용성도 좋고 딱히 튀는 맛도 없고 무난하다. 너무 달아서 내 스타일은 아니긴 한데 맥주 쓴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 같다. 과일향이 강해서 합성착향료가 들어간게 아닌가 했는데 써있기로는 신선한 라즈베리를 발효 단계에서 엄청 넣었다고 써있다. 점심이나 늦은 오후에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나 과일이랑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나른한 오후나 휴양지랑 잘 어울릴 듯하다. 가격이 비싸서 재구매는 하지 않을 것 같다.  



RB 3.81/5 BA 4.07/5 Style American Imperial Red Ale ABV 12.2 % IBU 65


KBS나 브랙퍼스트 스타우트처럼 임스로 유명한 파운더스인데 IPA를 버번배럴에 배럴에이징 했다고 해서 사서 마셔봤다. All day IPA나 기타 등등 파운더스 맥주를 꽤 마셔본 결과 결국 최애맥주는 KBS였는데 과연 KBS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라는 기대는 사실 안했고 호기심에 사서 마셔봤다)


과연 IPA캐릭터가 강할지 버번캐릭터가 강할지 궁금했는데 향은 일단 홉향이 난다. 다만 마시면 IPA라는 느낌보다 버번 캐릭터가 생각보다 강한데 바디도 미디엄-풀 바디 정도로 생각보다 묵직하다. 도수도 높고 달달하다보니 벨지안 스트롱 에일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버번 캐릭터에 몰트의 달짝지근함까지 더해져 한 번 마신 후에는 홉 캐릭터가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그렇다보니 IPA를 배럴 에이징한 시도가 약간 무색하게 느껴졌다.(비싸서 불만인거 맞음 ^^)


파운더스 Redankulous 이런 맛이었나 싶기도 한데 맥주 이름이 DankWood가 딱인 것 같다. Dank하고 Woody하다. 맥주에서 쓰이는 Dank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감이 잘 안오는데 사전적 의미는 눅눅한이라는 뜻이고 대마(weed)의 은어이기도 해서 마리화나같은, 도수가 높으면서 호피한, 톡 쏘는(pungent), 향기 있는(odoriferous) IPA를 묘사할때 쓰인다고도 한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상큼한 홉향이 아니라 눅눅하고 퀘퀘한, 묵직한 느낌의 홉향을 묘사할 때 Dank 하다고 하는 것 같다. 대마는 잘 모르지만 예상하자면 홉과 대마가 식물 계통이 가까워서 대마에서 눅눅한 느낌의 향을 감지해 Dank라 부르기 시작했고 홉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향을 Dank라 불러 맥주에도 사용된 것 같다. 무거운 호피함=Dank 이런 느낌인 듯 싶다. 


어쨌거나 맥주는 맛있는데 비싸서 '왜 IPA를 굳이 버번 배럴 에이징 하고 그래?(가격만 비싸지게)'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믈스믈 떠오른다. 레댕큘러스를 맛있게 마셨다면 한번쯤 마셔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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