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카페에서 퍼질러 앉아있고 싶은 날도 있지만 말 그대로 따뜻하고 맛있는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눅눅하고 탄 맛나는 커피나 풋내나고 신맛만 나는 커피 말고 적당히 산뜻하고 향긋한 커피가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상수 근처에서 밥을 먹고 주변에 어디 카페 없나 찾다가 듁스커피 쇼룸이 여기에도 있다는걸 알고 찾아갔다. 예전에 한남동에 33 apartment에서 듁스커피를 처음 마셨는데 그 공간하고 비슷하게 꾸며 놓았다. 상수 매장은 위치가 정말 이런곳에도 매장을 내는구나 싶은 곳에 있는데 사람이 많아서 테이크 아웃을 해서 마셨다. 밖이 춥기도 하고 따뜻한 커피는 테이크아웃잔에 마시는 것보다 잔이 좋아서 어지간하면 앉을까 했었는데 웨이팅인지 밖에서 마시는 사람들인지 아무튼 사람이 꽤나 많았다. 바에 앉아서 차분하게 맛을 음미하고 싶었지만 상황상 테이크아웃을 해야 해서 그냥 라떼를 주문했다. 따뜻해서인지 카페인때문인지 원두덕분인지 날이 추워서인지 커피 맛은 좋았다. 

RB 3.18/5 UNTAPPD 3.71/5 No IBU ABV 5.2% Stlye witbier


이마트에 간 김에 6병 10% 할인에 낚여 맥주를 7병 사왔다. 왜 7병이냐고 묻는다면 지금 쓰고 있는 아인스톡 화이트 에일을 한 병 더 샀기 때문이다. 이유는 가격이 1,000원이었기 때문... 의심이 많아서 한 병만 사왔는데 몇 병 더 사올걸 그랬다. 


아인스톡은 아이슬란드에 있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인데 아이슬란드어로 '유일한, uique'란 뜻이라고 한다. 부재료로 귀리와 오렌지필, 고수가 들어갔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얼만지 궁금해서 들어간 홈페이지에 '우리는 깨끗한 아이슬란드의 물로 양조한다'고 써있는데 간지폭풍이다. 


화이트에일은 윗비어의 영어식 표현이다. 맛은 살짝 스파이시하니 전형적인 윗비어인데 조금 밍밍하니 라이트하긴 하다. 감이 안 온다면 제주맥주의 위트에일을 떠올리면 비슷하다. 솔직히 맛보다도 어떻게 1,000원이 가능한건지 궁금하다. 아이슬란드 물만 떠다 생수로 팔아도 천원보단 비싸게 팔 것 같은데... 미끼상품이라고 보기엔 누구를 낚으려 한 건지를 모르겠다. 신세계 F&B팀에 물어보고 싶지만 대답해줄 사람이 없겠지? 수입사가 망했다거나 그런 슬픈일만 아니면 좋겠다. 어쨌든 혹시 보인다면 구매하는걸 추천한다. 


마켓컬리나 쿠팡, 이마트 등의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 경쟁을 지켜보면서 과일 소포장해서 모아서 보내주는 서비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일을 좋아하는 1인가구로서 필요한 서비스였는데 역시나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누군가 실행하고 있을거라는 말이 맞는건지 만나씨이에이라는 곳에서 런칭한 만나박스에서 이미 과일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매주 한 번씩 배송되는 서비스이고 한 박스에 18,900원, 첫 주는 이벤트로 반값이었다. 2주동안 이용한 후기에 대해 간단히 남겨보고자 한다.


첫주- 용과, 귤, 사과, 자몽, 키위


둘째 주- 딸기, 자몽, 레드향, 키위, 바나나


장점


1. 다양한 과일 조금씩 먹을 수 있음/ 어떤 과일이 올지 기대감 

가장 큰 장점인데 다양한 과일을 조금씩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마트가서 사면 사과 2개, 오렌지 2개 이런식으로 고를 수 있겠지만 너무 번거롭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려면 거의 1팩 단위이다. 사과 하나 먹으려면 5-6개입 들어있는 한 팩을 사야한다. 만나박스는 사과2개, 키위 3개 이런식으로 배송되는데 소량을 종류별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매주 조금씩 종류가 달라져서 오기때문에 어떤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될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2. 품질 

과일 대체로 맛있는 편이다. 사실 식품을 온라인에서 주문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품질 부분이다. 수박 고를때도 알 수 없는 통통 판별법으로 두드리고 사야 안심이 되는데 온라인으로 보지도 않고 사기엔 품질이 우려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먹어본 바 과일은 맛있는 편이다. 


3. 스크래치, 냉동팩 대신 생수 

사소한 부분이지만 냉동 팩 대신 생수를 넣어 보내준다. 여름엔 얼려서 보내주고 겨울엔 동파 방지용으로 얼리지 않은 생수를 보내준다고 하는데 냉장팩 넣어주는 것 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또 테이프 부분에 스크래치 카드를 붙여줘서 뜯기 편하게 해 놓았는데 뜯기도 편하고 스크래치 긁는 재미도 있다(당첨은 안됨 ^^). 배민에서 테이핑 시 뜯기 편하게 끝 부분을 접어서 포장한다는 일화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작지만 즐거운 일. 


단점


1. 원하지 않는 과일도 받아야 함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 한 주에 배송되는 과일의 구성은 동일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원치 않는 과일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키위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2주연속 키위가 배송됐다. 키위고 참다래고 똑같은 놈들이다. 자몽도 껍질도 많이나오고 까먹기도 힘들어서 절대 사먹지 않는데 2주 연속으로 왔다. 메로골드고 무슨 자몽이고 똑같은 놈들이다. 1인 가구용으로 구성된 상품인데 정말 1인가구가 자몽 사다가 까먹는 사람이 있나? 껍질 까기가 얼마나 귀찮은데.. 용과는 좋아하긴 하지만 솔직히 한국에서 사는 가격에 사먹을 생각은 없다. 아마 첫주 배송 박스 중 용과의 원가 비중이 1/3은 됐을거다. 


2. 우체국 택배로 배송되는 문제 

이것도 좀 문제인데 만나박스는 자체 물류를 운영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우체국택배를 사용하는데 배송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우체국택배로 배송된다는 이유로 몇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우선 에어캡 등 포장이 늘어나는데 포장이 는다는건 비용이다. 환경에도 좋지 않고 포장비에 인건비까지 가격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또 키위가 단단한 상태로 와서 숙성시키는데 1주일이 걸렸다. 무른 키위를 배송하면 배송 중 파손될까봐 그런지 모르겠지만 1주일 안에 소비한다는 컨셉과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딸기 역시 살짝 무른 상태로 왔다.  


3. 가격

위에 장점으로 서술한 것처럼 과일 품질은 좋은 편인걸 고려하면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다. 정확히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마켓컬리에서 사는 과일 가격+ 우체국 택배 배송비 정도로 가격이 구성된 느낌이다. 즉 비싼 편은 아니지만 딱히 싼 가격도 아니란 뜻이다. 만나씨이에이가 아쿠아포닉스를 활용한 시설원예를 하는 곳이라고 들어서 딸기 정도는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채소류만 직접 생산하고 과일은 직접생산하지 않는 것 같다. 즉 과일 정기배송에 있어서는 생산-유통-판매 중 판매 역할만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저렴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단은 배송을 중지했는데 만나씨이에이에 대해 간단히 찾아보면서 흥미가 생겨 샐러드 채소 정기배송을 한 번 주문해볼까 생각중이다. 아쿠아포닉스를 활용해서 시설원예를 하는 것 같은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기술을 접목한 시설원예로 가능한 농작물이 많지는 않겠지만 응원하고 싶다. 샐러드용 채소나 토마토, 파프리카, 딸기 말고 다른 것도 가능한지 모르겠다. 버섯도 키우려나? 러시아 등 해외시장이야 크겠지만 네덜란드나 일본 업체랑 경쟁해야 하려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응원하고 싶다 우리나라 식비가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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