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4.0/5 BA 4.4/5 Stlye 람빅-괴즈 ABV 5.3% 


마셔보고 싶었던 3분수 오드 괴즈를 375ml로 팔길래 한 병 사왔다. 처음엔 IPA에 빠져 맥주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다음엔 임스를 좋아라 했는데 요새는 람빅이 좋은 것 같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3분수를 다 마셔봤겠지만 덕력이 부족하여 이제서야 마시게 되었다. 이 맥주는 주변 람빅 양조장에서 람빅을 받아다가 블렌딩한 맥주로 알고 있는데 3분수 자체 양조장에서 생산된 괴즈도 수입된 것 같았다. 가격이 꽤 차이나 그냥 이거 사왔는데 두병 사서 쉐어하며 맛을 비교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아 댓병(750ml) 짜리도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큰 병쪽이 더 맛있지 않을까 싶고 맛이 비슷해도 더 맛있게 느껴질 확률이 크다. ㅎ


괴즈는 영람빅과 올드람빅을 블렌딩하는 람빅 스타일, 오드(Oude)는 오래되었다는 뜻으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전통(Traditioanl)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3분수 오드 괴즈는 6:4로 보리맥아와 발아되지 않는 밀로 만들었다고 한다. 언필터드 이기때문에 아래 효모가 가라앉아 있는데 이걸 어떻게 따라야하나, 바이젠처럼 끝에 섞어서 따라줘야하나 고민했는데 대부분의 고민이 그렇듯 무의미했다. 마개를 열자 기포가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섞였다. 


향을 맡으면 과일 풋내와 쿰쿰함이 느껴지는데 마시면 신맛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고 자잘한 탄산이 감지된다. 마시고 나면 젖은가죽, 헛간 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사실 젖은 가죽, 헛간향은 우리나라와 맞는 묘사는 아닌것 같다.(아파트 베란다향 이러면 감이 잘올텐데..) 완전 신김치나 숙성된 홍어에서 느껴지는 꼬릿함도 느껴지는데 이건 브렛 말고 젖산균 때문이려나. 마시기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브렛 캐릭터는 강하지 않았고 산미는 강했는데 음식이랑 먹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물론 나는 처음마셔보는거라 맥주만 마셨지만...) 17년 10월 30일 병입된 맥주를 마셔서 그런지 조금 더 쨍한 느낌이 있던것 같다. 좀더 숙성된 맥주를 마셔보면 좋으련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리가...^^


냉장고 안쪽에 쳐박혀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온에 보관된 것 같다. 경험상 좋은 람빅들은 차게 마시는것보다 온도를 좀 높여 마시는게 나은 것 같다. 차게 먹으면 잡미도 없지만 좋은 향도 죽는다. 람빅 마시면서 매번 하는 생각이지만 벨기에 람빅 양조장들은 꼭 가보고 싶다. 


망원동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싶어서 망리단길을 배회하다 들어간 곳이다. 카페 동경이나 뭐 기타 등등 유명한 카페를 가려고 했는데 휴무였거나 웨이팅이 길어서 가지 않고 전에 가보려고 적어둔 카페 루틸에 갔다. 누가 맛있다고 알려준 곳인지 어느 맛집 블로그에서 본 건지 기억이 안나지만 망원동 카페루틸이라고 적혀있어서 과거의 나를 믿고 들어가봤다. 


망리단길 메인이라고 불러야할 거리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해 있는데 덕분에 주변도 조용하고 카페도 조용하다. 핸드폰에도 셔터가 달린듯 요란하게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도 없고 그럴 분위기도 아니다. 밤이 가까워질 때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아 낮커피는 마치 낮술처럼 나에게는 휴일, 휴식의 상징과도 같은 행위인데 그런 낮커피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려고 했지만 마땅한 원두가 없는건지 사장님께서 에스프레소 말고 다른 음료를 권하셨다. 아메리카노는 주문이 되는데 에스프레소가 안되는걸 보니 원두문제가 아닐까 혼자 생각했는데 아무렴 어때라는 생각으로 핸드드립 한 잔을 주문했다. 


이쯤되면 맛이 어땠는지 무슨 원두를 골랐는지 늘어놓아야 할 것 같지만 갔다온지 오래되서 잘 기억이 안난다. 다만 커피를 마셨던 인상은 기억이 나는데 카페와 같이 단정한 맛이었다. 요새 카페들은 과시하듯 쨍한 신맛의 커피를 내놓거나 스타벅스 뺨치게 탄맛이 나는 커피를 내놓는다. 원두를 강조하는 곳은 전자가 많고 단 커피음료가 유명한 인스타갬성의 카페는 후자가 많다. 미묘한 커피의 맛까지 구분해 내기엔 내공이 부족하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갸우뚱거릴 틈도 없이 맛있다. 커피맛이 단정하다니 무슨말이냐 할까봐 '기억은 잘 안나는데 너무 신맛이 튀지도 않고 탄맛이 튀지도 않았다' 라고 주저리주저리 써봤다. 


그나저나 망원동은 동네가 더 커질런지 모르겠다. 이태원, 한남동 골목길이나 연남동, 홍대 골목길과는 달리 망원동은 차도가 너무 크고 인도가 좁아서 걸어다니기가 쉽지 않다. 발길이 뜸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나저나 다시 커피가 마시고 싶은 건 커피가 그리운건지 휴일이 그리운건지..^^



고기가 먹고 싶어서 전에 맛있게 먹은 한담에 재방문 했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은 편이었다. 삼겹살 먹었는데 거의 구워주셔서 좋았다. 편해서 좋은 것도 있는데 고기는 누가 굽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지는 것 같다. 이제 점점 돼지 품종, 숙성 방법, 굽는 방법 등 삼겹살에서도 맛의 차이를 찾는 시도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한우는 너무 비싸다. 2등급 수입소고기 먹고 싶은데 어디가 괜찮은지 모르겠다. 


여기는 특이하게 쑥갓을 고기 다 익을 때쯤 같이 불판에 넣어주는데 향긋하니 좋다. 깻잎, 상추 쌈도 좋지만 쑥갓도 나름 좋은 것 같다. 미나리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쑥갓을 쓰는 나름 이유가 있을듯? 비빔국수는 처음 시켜봤는데 간이 강한편이다. 맛있긴 한데 고기 맛을 가려서 고기랑 같이 먹기도 애매하고 후식으로 먹기도 애매하긴 하다. 김치 등 밑반찬도 맛있는 편. 여기는 다 좋은데 아쉬운 점은 술을 다양하게 파는 것 같지는 않다. 따로 메뉴판이 없길래 음료냉장고를 슬쩍 보니 평범한 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고기와 밑반찬이 맛있고 친절하고 고기를 구워준다. 합정에서 삼겹살 먹을일 있으면 가장 먼저 찾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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