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스타벅스에 노트북을 가져가서 이것저것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뭐를 마실지 고민한다. 밤에 카페인이 들어가면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인데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카페인만 뺀 디카페인 음료를 시키자니 뭔가 억울해서 항상 다른 음료를 찾는다.


그러다가 신제품으로 나와 궁금했던 이천햅쌀라떼를 마셔봤다. 마시기 전에 당연히 간단히 검색을 해봤는데 아침햇살 같다는 평, 율무차 같다는 평 등 좋은 평은 거의 없었다. 가격이 싼 편도 아니라 살짝 고민을 했지만 호기심이 더 커 그냥 시켜봤다. 그나저나 스타벅스 메뉴의 가격 결정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원가율에 따라 가격을 더하는 것도 같지만 꼭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신제품의 경우, 예를들면 이 이천쌀라떼의 경우 6100원이나 하는 이유가 라떼보다 원가가 그만큼 비싸서는 아닌 것 같다.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시도해 보게 하는 인센티브를 할인이 아닌 별로 주는것도 참 스타벅스답다.


어쨌든 음료는 다행이 내 취향에 맞았다. 아침햇살 같다는 평은 큰 공감이 안가고 율무차 같다는 평은 공감할 수 있었다. 맛이 강하지 않은 음식이나 음료들, 예를들면 지코라든지, 평양음식들은 호불호가 강할수밖에 없는데 이천햅쌀라떼역시 맛이 강하지 않다. 연한 율무차같은 느낌인데 시럽이 아닌 가루를 넣는 것 같다. 잘 저어 먹으라는 안내를 받아 열심히 저었지만 뭉친 가루덩이를 만날수밖에 없었다. 잘 섞는다고 섞었는데 밑에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음료 기획이 잘못된 것 같다. 차라리 스틱이 아니라 스푼을 주는게 맞는 것 같다. 쌀 튀밥같은 토핑이 올라가 있는데 달달하니 식감도 괜찮고 모양도 진짜 흰쌀 같이 위트있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엔 애매한 맛이지만 평양냉면이나 ZICO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럭저럭 만족할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떨어져 다시 시키진 않을 것 같다. 나에게는 한끼를 대신할 수 없는 율무차맛 나는 두유 한 잔이었기 때문. 


스타벅스에 가루형 식사대용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천햅쌀라떼로 그 시작을 알린게(=간을 본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에 자주 가지 않을때에는 왜 항상 스타벅스에만 사람이 많은지 궁금했다. 실제로 매년 발표하는 실적을 보면 스타벅스만이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왜 스타벅스에만 사람이 많은지 궁금하다가도 정작 스타벅스에 자주 가질 않으니 그 이유를 몰랐는데 요 근래 다니다 보니 어렴풋이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프랜차이즈에 기대하는 것을 충족시켜준다. 편하고 균일하다. 


1. 주문이 편리하다. 


가끔씩 이용하면 모를 수 있는데 자주 이용하면 스타벅스가 다른 카페대비 주문이 굉장히 편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우유를 두유로 바꾼다든가 시럽을 덜 넣어달라든가 하는 요청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다른 프랜차이즈의 경우 옵션이 선택이 안 될때가 있을 뿐더러 '뭘 이렇게 까지..' 라는 반응이 올때가 있다. 반면 스타벅스는 세세한 주문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이다. 


사이렌오더역시 사용해보지 않으면 그 편함을 알 수 없다. 도착하지 않고, 줄을 서지 않고 앉아서 주문할 수도 있고 위에 설명한 커스터마이징 주문을 앱으로 할 수 있기때문에 주문이 더욱 편하다. 게다가 폼 종류, 시럽 양 등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어 놓고 QR코드로 앞에서 주문할 수도 있게 되어있다. 하나하나 설명하기 귀찮거나 민망한 이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다. 스타벅스가 유일하게 불편한 점이 진동벨이 없다는 점인데 사이렌 오더를 사용하면 이 불편함이 해소된다. 뭔가 아이폰에 이어폰 단자 없어지고 불편하다 할때 에어팟쓰면 되지! 같은 설명인것 같지만 어쨌든 사실이다. 


2.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어 서비스나 맛이 균일


스타벅스는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음료의 맛이나 서비스가 매장마다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이러한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조금 커피를 강하게 볶는 편이지만(약하게 볶으면 맛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 덕분에 맛은 균일한 편이다.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인데 스타벅스 직원들이 타 카페 대비 친절한 편이다. 일해본적까지는 없어 내부 교육시스템을 모르겠지만 들려오는 얘기로는 교육도 빡세게 시키고 대우도 잘 해주는 편인듯 하다. 


3. 집과 일하는 곳 사이의 공간으로 적합


스타벅스는 공간을 파는 임대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스타벅스를 자주 가기 전에는 스타벅스에 매번 자리가 없는데도 그런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를 알지 못햇는데 다녀보니 스타벅스가 가장 편한 공간이라 생각된다. 일단 노트북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콘센트 좌석이 적절히 설치되어 있다. 커피빈은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매장에 콘센트가 없는 것으로 안다. 유투브에 스타벅스 치면 노래가 연관검색어로 나올 정도로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노래 역시 만족스럽다. 예전에 하루종일 죽치고 있었던 경험에 근거하면 시간대마다 나오는 노래의 종류도 다른 것 같다. 또 자리가 없는 환경+ 개인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환경이 뒷받침 되어 카페 분위기가 적절하게 유지 된다는 생각이다. 카페에 자리가 많으면 조용하고 좋을것 같지만 단체손님이 들어온다해도 좋을까? 단체손님이 들어와서 시끌벅적 카페의 분위기를 흐릴뿐더러 주변에 아무도 개인작업하는 사람이 없다면 내 작업도 안되는 법이다. 


4. 어플 활성화를 통한 재방문 유도 (스타벅스 리워드 프로그램) 


이게 은근히 중독성 있다. 골드카드인지 골드멤버 된다고 해서 별 혜택도 없는데 자주 찾게 된다. 가끔씩 어플 푸쉬알람을 통해서 보내주는 쿠폰도 스타벅스를 다시 찾게 만든다. 카드에 돈을 적립해서 쓰게 만드는 것도 매장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이다.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 비지니스 모델이 예치금을 운용해서 수익을 얻는건데 잘 모르지만 스타벅스 카드에 쌓인 돈도 굴리면 수익이 꽤 날것같은데... 이건 법적으로 가능한지 실제로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스타벅스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플래너를 기다린다든지, 럭키백을 산다든지, 텀블러를 모은다든지 하는 일들이 가능한것 같다. 스타벅스가 천천히 지점을 늘리는걸 보면서 저러다가 다른카페들에게 밀리는거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은 스타벅스가 다 밀어버렸다. 매장도 스타벅스가 제일 멋지다. 장기 임대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 근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내 취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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