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빙 제품들에 대해 쓰는김에 6개월 정도 전에 구매한 레이저핏에 대해서도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사진이라도 올리면 좋겠지만 쓸모없는 리뷰사진들이 범람하는 요즘 오히려 사진 없는 담백한 텍스트 리뷰가 진정성을 높여 주리라는 근거없는 기대를 더해 리뷰를 남겨본다. 


일단 레이저핏은 간단히 말해 고무에 면도날을 갈아 오래 쓴다는 개념인데 가장 궁금한건 효과가 있느냐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가 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다. 그 전에 흥미로운 점은 네이버에 '질레트 레이저핏'이라는 후기들이 많다는 점이다. 면도기를 싸게 팔고 면도날을 비싸게 파는 BM을 지닌 질레트는  분명 '레이저핏과 같은 제품을 이용하면 윤활액이 닳아 제품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광고를 해왔는데 웬 레이저핏인가 했다. 정답은 일부 오픈마켓 등에서 레이저핏과 질레트 면도날을 묶어 판매하다 보니 일부 블로거들이 레이저핏이 질레트에서 나온거라 착각한 것이다. 뭐 그럴수도 있는데 그런 블로거들 보다는 성의있게 리뷰를 남겼음을 자랑하고 싶어서 적어둔다. 


효과에 대해 좀 더 서술해 보면 레이저핏을 사용한다고 해서 100%의 상태인 새 면도날의 상태는 오래 유지해 주지 못한다. 다만 0%로 떨어져서 피부를 깎는듯한 상태의 면도날까지는 가지 않고 30-40% 까지의 상태를 오래 유지하며 100%에서 30%의 상태까지 가는 기간도 늘어난다. 즉 쓸만한 상태를 50%상태로 생각하느냐, 30%의 상태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만족도가 다를 수 있다. 효과는 무조건 있는데 체감의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충분히 불만족스러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쏘쏘 그저그랬다. 저렴한 날을 사서 자주 가는게 더 나은 것 같다. 참고로 오리지널과 거치대가 있는 신형 모델이 있는데 면도기를 뒤집어 놓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신형 모델을 살 필요는 없어 보인다. 


교체하기 쉽게 만든 면도날을 관리해 가며 오래 쓴다는 개념을 기존 면도날 판매업체들이 반길리 없는데 어떻게 대응할런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도 질레트 날은 그동안 너무 비쌌다는 생각인데 과연 질레트가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어떻게 지킬지 궁금하다. 와이즐리와 같은 서비스도 야금야금 질레트의 점유율을 갉아먹지 않을까 싶은데 와이즐리와 같은 스타트업에도, 레이저핏과 같은 제품에도 별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이 아직은 대다수이기에 당분간은 굳건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와이즐리에 대해 리뷰를 남긴 후 우연히 대표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할인상품이나 온라인 결제에 익숙한 남성들은 타겟고객이 아니라고 대답했던 부분인데, 나도 이 생각에 동의한다. 온라인으로 최저가를 찾아가며 저렴하게 구매하는데 익숙한 사람보다는 마트나 슈퍼에서 질레트 면도날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훨씬 유용한 서비스이다. 나같은 사람들은 그냥 온라인으로 쉬크나 도루코 면도날 싸게 구매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여러 할인쿠폰에도 무딘 소비자들이 스타트업 서비스에는 예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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