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 상수쪽은 다 월요일에 쉬는줄만 알고 일요일 저녁 거리를 돌아다니다 문 닫은 가게들에 좌절하고 그와중에 날씨는 쌀쌀해서 따뜻한 국물에 이끌린건지 앉을곳이 필요해서인지 들어가게 된 세상의끝라멘이다. 극한의 분위기와 하드코어한 맛을 보여줄것 같은 상호명이지만 엄청나게 쾌적한 실내공간과 깔끔한 라멘맛을 보여줬다. 라멘은 첫라멘이랑 이름을 까먹은 블랙라멘 그리고 한정판으로 파는 미소라멘인가 소유라멘이 있다. 당연히 내가 먹은메뉴만 기억하는것 아니겠는가 껄껄. 


지난번에 먹었던 블랙라멘에 비해서 이번에 먹은 라멘은 꽤나 깔끔한 맛이었는데 더블스프 육수에 얇은 목살과 닭가슴살이 올라와 있었다. 멘마도 들어가 있는데 내가 시킨 R사이즈 기준이고 스몰 사이즈는 고명이 올라가지 않는것 같던데 야식으로 가볍게 먹기엔 좋은 것 같다. 아 매우 친절한 편이다. 첫라멘은 딱히 내스타일은 아니었으나 무난하게 다들 좋아할만한 맛이었다. 다음에 와서 한정판 라멘이나 블랙라멘을 다시 먹어보고 싶다. 내가 찍은건지 아이폰이 찍은건지 모르겠는 사진을 보면서 비싼 아이폰 가격을 납득하려 해봐야겠다. 



곧 갈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곳 중에서 진짜 조만간 들르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멘멘의 경우 빈 브라더스 근방에서 보고 조만간 가리라 마음 먹은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가보게 되었다. 만연체의 도입을 반성하듯 방문기를 요약해 보자면 공간은 좋았으나 맛은 그저 그랬네 이다. 


일단 들어가면 그 티켓 나오는 자판기에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게 된다. 2층 자리도 있는 것 같았으나 사람이 많지 않아 1층으로 안내되었고 1층은 크기가 꽤 큰 편이라 쾌적했다. 의자가 고정식이고 꽤 높은 편인 데다가 바깥 쪽은 옷을 놓을 곳이 없어서 불편했던 부분은 있었다. 옷이나 가방 놓는 바구니 정도는 놓아 주는 편이 나아 보인다. 기다려서 먹을만 하느냐의 문제는 별도로 하고 웨이팅 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서 여름날이나 겨울날에 웨이팅 걱정 없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음식은 츠케멘이랑 우나기동을 주문했다. 우나기동은 뺐어 먹은거라 정확히 말하긴 뭐하지만 그냥 평범한 맛이었다. 츠케멘은 우나기동 보다는 맛있게 먹긴 했는데 아래 고체연료로 계속 뜨거워지는 구조라 점점 짜지고 뜨거워 지고 먹기가 편하진 않았다. 다시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 유즈라멘에 비해서 멘멘은 그럭저럭 맛있게 먹긴 했으나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물론 여의도 하카다분코에서 먹은 츠케멘도 그랫지만 개인적으로 츠케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아직 맛있는 츠케멘을 먹어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고 이 가정이 더 끌린다만...) 


한 번은 가 볼 만한 것 같고 그 후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아니 합정 상수에 카페가 그렇게 많은데 왜 굳이 메세나폴리스에 가서 빙수를 먹느냐 할 수 있지만 메세나폴리스에 있기에 가는 곳이다. 빙수 먹고 나오면 추운데 역이 가까워서 집에 가기가 편하다. 이렇게만 쓰면 더설 빙수가 어떤지 궁금해 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전혀 충족시켜 줄 수 없기에 빙수에 대해 간략히 적어보면 여기 빙수는 생각보다 맛있는데 아주 맛있지는 않다 정도이다. 빙질은 마음에 들고 무난한데 팥이 막 맛있다는 느낌은 안 든다. 팥 말고도 딸기라든가 다른 대안이 있으니 취향에 맞춰 골라 먹으면 될 것 같다. 엄청 맛있는건 아니지만 그저 그런 빙수집들 보다는 맛있다. 


떡은 빼고 먹었는데 개인 취향인지는 몰라도 팥빙수에 공식처럼 올라오는 떡이 과연 팥빙수와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이곳 떡이 맛이 없엇던 것이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다. 대체로 입에 달라붙는 식감의 떡이 얹어 나오는데 입가심의 용도로도 애매하고 팥빙수를 먹기 전에 먹기도 애매하고 얼음이랑 팥이랑 같이 먹기도 애매하다. 냉면에 올라가는 계란은 단백질 공급가이라는 측면과 과학적 근거는 몰라도 찬 음식 먹기전에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는 이유라도 있지 이건 맥락이 없는 고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떡 없이 무슨 팥빙수냐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빼고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 지금이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탕수육은 부먹이지 하고 부어버리면 찍먹파들은 선택지가 없는 것처럼 지금처럼 떡이 나오고 나같은 사람들만 빼 먹으면 될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결론은 이곳 팥빙수는 맛있는 편이다 이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이름으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첫 방문을 했었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다시 찾았다. 전에는 짜장이랑 짬뽕이랑 탕수육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조금 메뉴를 바꿔서 볶음밥이랑 깐풍기를 시켰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사람은 꽤 많았다. 동네에서 벌써 어느정도 유명해진건가 싶다. 볶음밥은 짜장소스와 짬뽕국물이 같이 나왔는데 짜장소스는 전에 와서 먹었던 짜장면보다 더 달았고 짬뽕국물은 짬뽕을 시켰을 때 나오는 국물과는 조금 맛이 달랐다. 베이스로 쓰는 국물이 있는걸까? 아무튼 볶음밥 자체는 맛있었다. 사실 짜장소스를 같이 먹으면 짜장 맛이 너무 강해 볶음밥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긴 한데 그냥 같이 먹었다. ㅎㅎ 짬뽕 국물은 별로 맛없어서 시켜 나온 완짬뽕 국물을 먹었다. 짬뽕은 저번에 시켰던 맛이랑 비슷했는데 여기서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최애메뉴임. (2번 옴^^) 



깐풍기는 익숙한 맛이지만 보통 중국집에서 나오는 깐풍기랑은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약간 치킨 먹는 것 같기도 하고 맛있었다. 뭐 사실 깐풍기는 어지간해서는 다 맛있다. 밑에 양상추랑 채소들은 왜 깔아주는지 모르겠는데 같이 먹기엔 밍밍해서 맛이 없다. 데코라고 하기엔 좀 아깝다. 안 깔고 깔끔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어쨌든 깐풍기 짜장면 볶음밥 모두 맛있었음! 다른 요리들도 시켜먹어보고 싶은데 작은 사이즈가 없어서 선뜻 시켜먹기가 애매하다. 탕수육처럼 작은 사이즈가 있으면 둘이 와서 먹기 좋을텐데 조금 아쉽다. 





고기가 먹고 싶어서 전에 맛있게 먹은 한담에 재방문 했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은 많은 편이었다. 삼겹살 먹었는데 거의 구워주셔서 좋았다. 편해서 좋은 것도 있는데 고기는 누가 굽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지는 것 같다. 이제 점점 돼지 품종, 숙성 방법, 굽는 방법 등 삼겹살에서도 맛의 차이를 찾는 시도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한우는 너무 비싸다. 2등급 수입소고기 먹고 싶은데 어디가 괜찮은지 모르겠다. 


여기는 특이하게 쑥갓을 고기 다 익을 때쯤 같이 불판에 넣어주는데 향긋하니 좋다. 깻잎, 상추 쌈도 좋지만 쑥갓도 나름 좋은 것 같다. 미나리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쑥갓을 쓰는 나름 이유가 있을듯? 비빔국수는 처음 시켜봤는데 간이 강한편이다. 맛있긴 한데 고기 맛을 가려서 고기랑 같이 먹기도 애매하고 후식으로 먹기도 애매하긴 하다. 김치 등 밑반찬도 맛있는 편. 여기는 다 좋은데 아쉬운 점은 술을 다양하게 파는 것 같지는 않다. 따로 메뉴판이 없길래 음료냉장고를 슬쩍 보니 평범한 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고기와 밑반찬이 맛있고 친절하고 고기를 구워준다. 합정에서 삼겹살 먹을일 있으면 가장 먼저 찾을 듯 싶다. 


사실 이쪽에서 자주 가는 중국집은 맛이차이나인데 맛이차이나는 합정-상수 쪽인데다가 사람도 많고 해서 다른곳을 가보고 싶던 찰라 플로리다반점이 맛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게 되었다. 위치는 YG사옥과 메세나폴리스 사이에 있는데 망원보다는 합정역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블로그로 몇 번 검색 했는데 이름도 특이하고 가게 분위기도 특이해서 더 궁금했던 것도 있다. 중국음식 파는데 플로리다반점이라니.. ㅎㅎ(솔직히 괴랄한 퓨전일까 걱정 좀 함) 




가게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는 예상했던대로 독특했다. 옛날 복싱잡지 같은 걸 내부에 비치해 놓은 걸 보면서 흠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하다보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이름과는 달리 뭔가 클래식해보여서 클래식한 메뉴 짜장, 짬봉, 탕수육을 주문했다. 일단 탕수육을 보기에도 때깔 좋게 나왔는데 요즘 대세인 찍먹 탕수육이 아닌 볶먹 탕수육이 나왔다. 예상가능하게 맛있는 맛이고 짜장은 좀 짭짤한, 춘장 맛이 맛이 나는 짜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짜장면 위에 계란후라이 올라가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계란 올라간걸 오랜만에 본 듯! 짬뽕은 자연스러운 불맛이 났는데 셋 중에 제일 맛있게 먹었다. 둘 다 면이 얇은게 특징. 처음 들어왔을 때 가게 내부가 살짝 뿌옇게 연기가 차있어서 왜그런가 했는데 짬뽕을 먹고나니 연기 끄덕끄덕.  


전반적으로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약간 어렸을때 먹던 중식 느낌이 났다. 그래서 오래된 복싱 잡지를 비치해 놨나 싶은데 왜 플로리다반점인지에 대한 미스테리는 못풀었다. 너무 무난한 메뉴만 먹어서 다음번엔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맛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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