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어떤 곳에 돈과 시간을 쓰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마찬가지로 요즘 어떤 식당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으면 요즘 몇 번 갔는지를 세보면 된다. 이런 기준에서는 플로리다반점이 요즘 좋아하는 식당 중 하나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음식이 맛있고 그 다음 이유는 웨이팅이 없으며 세번째 이유는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점이다. 요 근방에 맛이차이나도 맛있지만 맛이차이나는 무엇보다도 웨이팅이 길때가 많아서 피곤하다. 물론 두 곳이 추구하는 맛이 조금 다르기도 하다. 탕수육만 봐도 맛이차이나는 찍먹이고 여기는 볶먹이다. 기다리고 마침내 먹는 음식에 묘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안기다리고 맛있게 먹는게 짱인것 같다. 




음식이 한 번에 나오면 딱 찍을텐데 한번에 나오지 않을 때에는 굳이 따로따로 찍지는 않는 것 같다. 우연히 짬뽕을 찍은 사진이 두 장이 있는데 위에 찍힌 짬뽕보다 아래에 찍힌 짬뽕이 훨씬 더 맛있었다. 탕수육도 편차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맛있는 곳이긴 하지만 가끔 짬뽕의 불맛이 덜 할때도 있고 탕수육에 비린맛이 나거나 소스가 뭉쳐 눅눅한 느낌이 날때가 있다. 그래서 갸웃거리며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또 엄청 맛있게 나오는 날이 있다. 사람이 많아 바쁘거나 개인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게 아닌가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없을 것 같은 한가한 시간대에 방문하는걸 추천한다. 우리나라가 식재료 가격은 비싸도 외식 가격은 싼 편이라는 통계를 봤던것 같은데 이제는 외식 가격도 싸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식재료 가격이 지금보다는 더 저렴해지고 외식 가격이 내려가진 못하더라도 기다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하는 식당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이름으로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첫 방문을 했었는데 음식이 맛있어서 다시 찾았다. 전에는 짜장이랑 짬뽕이랑 탕수육 먹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조금 메뉴를 바꿔서 볶음밥이랑 깐풍기를 시켰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사람은 꽤 많았다. 동네에서 벌써 어느정도 유명해진건가 싶다. 볶음밥은 짜장소스와 짬뽕국물이 같이 나왔는데 짜장소스는 전에 와서 먹었던 짜장면보다 더 달았고 짬뽕국물은 짬뽕을 시켰을 때 나오는 국물과는 조금 맛이 달랐다. 베이스로 쓰는 국물이 있는걸까? 아무튼 볶음밥 자체는 맛있었다. 사실 짜장소스를 같이 먹으면 짜장 맛이 너무 강해 볶음밥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긴 한데 그냥 같이 먹었다. ㅎㅎ 짬뽕 국물은 별로 맛없어서 시켜 나온 완짬뽕 국물을 먹었다. 짬뽕은 저번에 시켰던 맛이랑 비슷했는데 여기서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최애메뉴임. (2번 옴^^) 



깐풍기는 익숙한 맛이지만 보통 중국집에서 나오는 깐풍기랑은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약간 치킨 먹는 것 같기도 하고 맛있었다. 뭐 사실 깐풍기는 어지간해서는 다 맛있다. 밑에 양상추랑 채소들은 왜 깔아주는지 모르겠는데 같이 먹기엔 밍밍해서 맛이 없다. 데코라고 하기엔 좀 아깝다. 안 깔고 깔끔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어쨌든 깐풍기 짜장면 볶음밥 모두 맛있었음! 다른 요리들도 시켜먹어보고 싶은데 작은 사이즈가 없어서 선뜻 시켜먹기가 애매하다. 탕수육처럼 작은 사이즈가 있으면 둘이 와서 먹기 좋을텐데 조금 아쉽다. 



사실 이쪽에서 자주 가는 중국집은 맛이차이나인데 맛이차이나는 합정-상수 쪽인데다가 사람도 많고 해서 다른곳을 가보고 싶던 찰라 플로리다반점이 맛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게 되었다. 위치는 YG사옥과 메세나폴리스 사이에 있는데 망원보다는 합정역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블로그로 몇 번 검색 했는데 이름도 특이하고 가게 분위기도 특이해서 더 궁금했던 것도 있다. 중국음식 파는데 플로리다반점이라니.. ㅎㅎ(솔직히 괴랄한 퓨전일까 걱정 좀 함) 




가게 외관이나 내부 인테리어는 예상했던대로 독특했다. 옛날 복싱잡지 같은 걸 내부에 비치해 놓은 걸 보면서 흠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를 생각하다보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이름과는 달리 뭔가 클래식해보여서 클래식한 메뉴 짜장, 짬봉, 탕수육을 주문했다. 일단 탕수육을 보기에도 때깔 좋게 나왔는데 요즘 대세인 찍먹 탕수육이 아닌 볶먹 탕수육이 나왔다. 예상가능하게 맛있는 맛이고 짜장은 좀 짭짤한, 춘장 맛이 맛이 나는 짜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짜장면 위에 계란후라이 올라가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계란 올라간걸 오랜만에 본 듯! 짬뽕은 자연스러운 불맛이 났는데 셋 중에 제일 맛있게 먹었다. 둘 다 면이 얇은게 특징. 처음 들어왔을 때 가게 내부가 살짝 뿌옇게 연기가 차있어서 왜그런가 했는데 짬뽕을 먹고나니 연기 끄덕끄덕.  


전반적으로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약간 어렸을때 먹던 중식 느낌이 났다. 그래서 오래된 복싱 잡지를 비치해 놨나 싶은데 왜 플로리다반점인지에 대한 미스테리는 못풀었다. 너무 무난한 메뉴만 먹어서 다음번엔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 부담 없이 먹기 좋은 맛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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