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바오바 생긴지 얼마 안됐을 때 오고 오랜만에 다시 바오바에 찾아갔다. 맛이 없어서 오지 않았던게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나니 웨이팅이 너무 길어져서 안가게 되었는데 이제 시간이 좀 지났으니 웨이팅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 찾았다. 예전에는 몇십분씩 기다려서 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10-15분 이상은 기다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여행가서도 다시 못올거 같으니 볼거 다보고 오자는 마음가짐 보다는 또 오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여유롭게 다니는게 좋은 것 같다. 맛집 찾아다니는것도 좋지만 다른 맛있는 것도 많으니 너무 오래기다리는것 보다는 웨이팅 없었으면 안 갔을 식당 한 번 가보는게 더 나은 것 같다. 



웨이팅 없는 건 좋았는데 손님이 너무 없어서 의아했다. 가게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2팀 정도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들어갔다. 이날만 없었는지 요새 이런건지는 잘 모르겠다. 메뉴는 전에 바오는 다 먹어보고 파스타랑 샐러드 먹어본 것 같은데 신메뉴가 몇 개 추가된것 같다. 먹고 다른데로 가서 또 먹으려고 간단히 바오랑 동파육 파스타를 주문했다. 참 맛있게는 생겼는데 맛은 의외로 평범했다. 동파육도 맛있고 청경채도 맛있고 각 재료들은 다 맛있었는데 합쳐 놓으니 약간 애매했다. 간이 강하지 않고 파스타는 면이 주인공인데 면의 존재감도 약했다. 아예 면을 빼고 동파육으로 다른 메뉴를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바오는 트러플 바오랑 동파육 바오 하나씩 시켰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손님이 없어 맛이 변한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바오는 여전히 맛있었다. 몇 번 와보고 느끼는 거지만 여기는 바오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종류가 많지 않은게 아쉬운데 번도 맛있고 맛도 기대한 만큼 맛있다. 하이볼은 가격이 저렴해서 시켰는데 괜찮았다. 메뉴들이 대만식 요리라고 하는데 대만을 안가봐서... 어쨌든 술이랑 잘 어울릴만한 메뉴들이다. 


음료 가격을 저렴하게 받는 곳이 있고 비싸게 받는 곳이 있는데 어떤 곳이 더 이윤이 남을까? 저렴하면 아무래도 더 시킬 것 같고 비싸면 덜 시킬 것 같은데 음료 준비에는 큰 노동이 들어가지 않으니 싸게 많이 파는게 이득일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가격대가 높은 식당에서는 음료 가격에는 상관없이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가격대가 저렴한 식당은 주류를 가격대를 낮게 반대의 식당에서는 높게 잡는게 이익이 더 나지 않을까 싶다. 주류 말고 코카콜라와 같은 탄산음료의 가격대는 높이는게 이윤이 더 날 것 같다. 물 다음 탄산이라는 점, 가격대를 높여봐야 비싸지 않다는 점, 주류와의 가격차가 안난다면 주류 주문으로 돌릴 수 있단는 점을 고려하면 그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 가정이 의미없는 이유는 아무리 뭐래도 음식이 맛있어서 손님이 많은 곳이 당연히 잘될 것 같다. 




경리단, 이태원에서는 카페를 가기보단 맥주를 한 잔 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비가 내렸거나 카페인이 땡겼거나 인스타 감성이 떨어졌거나 하는 시덥잖은 이유로 파치드를 찾아 들어갔다. 굳이 커피를 마신다면 찬스브로스를 가곤 했는데 파치드 커피도 맛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 번 가봤다. 녹사평역에서 5분정도 찾아 헤메면 나오는 곳에 있는데 이런 감성의 카페는 외진 동네의 대로변보다는 번화가의 구석진 곳이 더 잘어울리는 것 같다. 


내부는 생각했던것 보단 작았는데 한쪽에는 긴 테이블이 하나 있고 다른 쪽에는 등을 기대고 서로 마주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비좁은 공간에 의자를 끌어 당기고 걸쳐 놓은 겉옷이 떨어지는 것보다는 옆을 보며 얘기하면서도 가끔씩 앞에 있는 모르는 사람에 시선을 두는 경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다 마시고 나오니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크지 않은 공간에 사람이 가득차다보니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테이블을 한 두개 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홍대 라이즈호텔 타르틴베이커리가 떠오르는 색감의 의자와 벽이었는데 괜찮았다. 


LP로 음악을 트는 것 같았는데 LP를 좋아하는 마음과 필름카메라를 좋아하는 감성은 재밌는 것 같다. 음원이 차가운 소리를 내주는 반면 LP가 더 깊고 따뜻한 음악을 들려준다고 선호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실 음원이나 CD가 더 명료한 소리를 들려줄 뿐이다. LP가 따뜻하게 들린다면 LP 관련된 추억이 따스하거나 LP의 노이즈를 좋아하는 것일뿐이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필름카메라보다 디지털카메라가 더 명료한 사진을 보여주지만 필름 카메라 특유의 색감과 노이즈를 따뜻하다고 표현한다. 터널이펙트를 일부러 어플로 구현해 내기도 한다. 나만 해도 어렸을 때 필름카메라에 대한 추억이 있는데 아기때부터 폰카를 구경했을 어린세대는 필름 사진을 보고 따뜻하다고 느낄지 궁금하다.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 나에게 LP는 추억보다는 호기심 정도인데... ㅎㅎ


어쨌거나 카페 커피는 맛있다. 가볍고 산미있는 커피를 추구하는 카페 중에 시기만 한 커피를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는 괜찮아서 원두 설명해주는 카드를 보니 듁스 원두를 쓰고 있었다. 듁스 원두는 국내에서 로스팅 하는게 아니라 항공으로 로스팅된 원두를 받아다 쓰는건가? 아무튼 마실만 했다. 카페 방문기가 왜이리 길어졌는지 모르겠으나 결론은 커피도 공간도 괜찮으니 한 번쯤은 가볼만 한 것 같다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