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연방은 OTD(Over The Dish)에서 기획한 곳인데 Over The Dish라는 사명처럼 단순히 맛집 편집숍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테마파크같은 곳을 구현했다.카라멜을 파는곳, 육가공식품을 파는 곳, 자체 양조를 하는 브루어리, 아크앤북, 생활편집샵 띵굴스토어까지 한 곳에 모아놨다. 성수라는 곳은 핫하고 힙한 곳이지만 걸어다니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주택가나 골목길에 숨어있듯 가게들이 자리잡은 연남동이나 한남동과는 달리 성수는 상권이 넓고 차들이 다니는 큰 길에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마음 편히 걸어다니기엔 주변을 살펴야 하고 핫한 곳들 다 보려면 운동화 정도는 신어줘야 한다. 유명한 카페들이야 편의점마냥 한 집 건너 한 집 있지만 카페를 하루에 두 세군데 가볼수는 없는일이다. 이 때 성수연방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준비했어같은 느낌이지만 업종이 겹치지 않는다. 라멘집 옆에 쌀국수집이 아니라 피자집 옆에 맥주집, 라이프스타일편집샵 위에는 책을 제안하는 아크앤북이 자리잡고 있다. 여러 음식점 중 무엇을 먹을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편집샵을 둘러보고 서점을 구경하면 된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곳은 띵굴스토어이다. 


다이소인가 편집샵인지 모를만큼 산만했던 일부 생활용품 편집샵들과는 달리 띵굴스토어는 이케아 매장같은 느낌을 받았다. 구간별로 주방, 침실, 거실, 방 등으로 구분해 놓았고 그 공간에 어울리는 물품들을 비치해놓았다. 각 구간들은 벽이나 문 등 공간구획을 통해서 실제 다른 사람의 집을 조심스레 구경하는 느낌을 주었다. 재미있엇던 부분은 각 구간별로 생활소음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온다는 점인데 나무바닥을 걸어가며 나는 삐걱이는 소리와 섞여 나쁘지 않은 ASMR이 되어 들린다. 물론 다른 매장들과 연계가 부족하고 다소 전시하는듯한 느낌이 들어 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부분은 아쉬웠다.  


누구와 기획한건지 궁금해 찾아보니 띵굴마님으로 유명한 파워블로그와 기획했다고 나온다. 블로그에서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 소개로 시작해서 좋은 제품을 팔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이 부족한 셀러들이 참여하는 띵굴시장으로 확장시켰다고 한다. 점점 유명세를 얻어 OTD와 콜라보를 하게 된듯 하다. 한 명이 시작한 일이라기에 띵굴시장의 규모가 꽤나 커 보이던데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봐야겠다. 


성수연방은 아직 일부 공사중이라 완성이 된 모습은 아닌데 블루보틀이 오픈하는 시점에 맞추어 완전히 오픈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곳은 몰라도 띵굴스토어는 한 번 구경할만 하다. 자본력으로 줄세워 입점시키는 것보다는 브랜드와 제품을 기준으로 입점을 시키는것이 공간의 경쟁력을 잃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다. 언제까지나 화전농업 하듯 상권이 텅 비어버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반복할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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